변화의 시대, 지역사회와 대학이 함께 한다
변화의 시대, 지역사회와 대학이 함께 한다
  • 이호인
  • 승인 2014.05.29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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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대한민국의 대학들은 대내외적인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지방 소재 대학들이 더욱 그렇다. 학문의 발전, 국가적 인재 양성이라는 큰 틀의 대학을 꿈꾸기에는 자구적 재정 긴축과 정부주도의 대학구조조정이라는 연속적 파도의 소용돌이가 너무 크다. 너나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대학은 절체절명의 과도기에 서 있으며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다가오는 위기가 대학의 잘못인지, 아니면 그 누구의 잘못인지 따질 겨를도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학은 각종 지표와 특성화를 위한 노력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제 살을 도려내는 뼈아픈 자구책으로 구조조정을 시행하기도 하고, 재학생들의 학사관리, 교육만족도, 졸업생들의 취업 관리, 새로운 교수법의 개발과 그 적용으로 교수 연구실과 강의실은 밤새도록 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결국 대학은 대학이어야 하며, 대학이 미래를 포기해서는 안 됨은 시대적 소명이기도 하다. 대학은 미래를 견인할 인재 양성의 요람이며, 나라의 미래를 조망하는 지성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인재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그들이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도록 도와줄 책임이 대학에 있다.

물론 작금, 대학이 전통적인 학문과 교육만을 고집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대의 대학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사회적 요구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대학들은 고고한 학문의 세계에만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양하고 실용적이며 다층적 요구들을 어떻게 수렴하고 효율적으로 충족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 일들이 대학의 과제요 몫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방대학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추가되는데, 이 시점에서 지방대학의 지역사회와의 보다 견고한 네트워킹은 발전적 사회 망 구축의 구동축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위기의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의연함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할 창의적 인재를 배출하는데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대학이 갖고 있는 ‘산학협력 시스템’을 보다 현실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많은 대학이 산학협력 시스템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가끔은 현실과 유리되어 대학과 기관?업체와의 동상이몽으로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하는 예가 빈번하다. 그렇다면 대학이 지역사회에 기반하여 선도적 역할을 수임할 방향을 잘 찾아야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인 바. 긴밀한 지역 협력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산업체와의 윈윈전략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개입과 배려 또한 필수불가결한 요건이 될 것이다. 나아가 향리와 지역사회를 선도할 동량을 지역에서 발굴하여 양성하는 것이야말로 지역 발전의 첫걸음이고 항구?지속적인 선순환구조를 획득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지방선거철을 맞아 지역발전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많은 선거 출마자들이 변화와 발전을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역브레인의 거점인 대학의 전문성과 선도역량 발휘 기능을 동반하고 차용하여, 지역발전의 원동력을 삼는 획기적인 정책이 많은 입지자의 정책입안에 작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지역인재 수급’의 산학관 협력시스템을 관장하여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지자체의 역할에 대하여 ‘공약’으로 제시하는 위정자들의 혜안이 요구되고 있다.

차제에 대학과 지역사회, 자치단체와 기관, 기업체들이 연계하여 상호 협력하는 ‘정보공유 시스템’이 적극 가동된다면, ‘정보수급’이 국가의 존망을 가르는 시대에 선도적 지역사회 구축을 선점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효율적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고, 탄탄한 경영의 결과물을 인양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협력 시스템은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그만큼의 다양한 협력 방안들을 더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위기는 다른 한 편으로는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삼아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낸 선진국의 사례는 아주 많다. 우리 또한 이 기회에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력한다면, 그래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역사회의 자부심으로 거듭난다면 이 위기는 미래를 위한 새롭고 가슴 설레는 투자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호인<전주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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