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디드로 효과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디드로 효과
  • 한 민
  • 승인 2014.05.27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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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답게 5월에는 많은 신혼부부가 탄생하는데 올해 5월도 역시 시내의 예식장은 많은 하객들로 북적거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떠난 한 과장은 여행지의 면세점에서 그동안 가지고 싶었던 명품 넥타이를 큰 맘 먹고 구입했다.

그런데 달콤했던 신혼휴가가 끝나고 출근 준비를 위해 명품 넥타이를 매어보니 막상 맞춰 입을 옷이 변변치 않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다음 날 셔츠와 양복까지 넥타이에 걸 맞는 수준으로 구입하다 보니 넥타이 값의 몇 배를 지출하게 되었다.

위의 예처럼 처음 구매한 물건보다 그것과 연관된 것을 사느라 더 많은 돈을 쓰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라고 한다.

이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가 선물로 받은 진홍색의 멋진 가운을 서재에 보관하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주변 물건들이 너무 낡고 초라하게 느껴져 그동안 잘 사용하였던 책상과 의자, 시계 등도 교체하게 되었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제품들의 단순한 기능적인 연계 이외에도 제품들 간의 정서적, 심미적 동질성까지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용품 등 타인의 시선을 많이 끄는 제품이거나, 소비자가 중시하는 가치를 반영한다고 생각되는 제품일수록 이 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

우리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디드로 효과로는 앞서 명품 넥타이의 예 이외에도 승용차, TV에서부터 스마트폰, 컴퓨터, 냉장고, 제습기 등을 구입할 때 특정브랜드 상품만 선택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애플사의 경우처럼 PC 및 스마트폰 시장에서 MS사나 안드로이드 진영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애플제품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고“맥”시리즈나 “아이”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게 유도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전북지역의 독특한 가치와 전통이 담겨 있는 제품에도 이러한 디드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한다면 전북지역 경제 및 전통문화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전통가치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이것이 전북의 다른 상품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높은 가치를 지닌 다양한 연관 상품을 만들고 개발하는 데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한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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