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승복은 인간성의 척도
깨끗한 승복은 인간성의 척도
  • 우기홍 기자
  • 승인 2014.05.19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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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경기는 나름대로 룰(규칙)이 있다. 이 규칙 안에서 선수들은 최선의 역량을 다해 경기에 임한다.

 또 경기가 끝나면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승자는 패자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패자 또는 깨끗한 승복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다.

 공직선거도 관련 선거법이 있다. 본선거에 앞서 각 당의 경선도 당이 정한 규칙이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측의 내부경선과 관련해 호남지역이 시끄럽다. 전북의 경우 경선규칙을 자주 바꾸는 것이 시끄러움의 단초로 판단된다. 하지만, 상당수 후보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당의 경선규칙으로는 공천을 받는데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전북도 내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경선과 관련해 파열음이 나오는 가운데 순창에선 경선참여와 결과에 따른 깨끗한 승복의견과 자세를 보인 후보군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당선된 황숙주 후보와 같은 당 경선에 참가한 장종일 예비후보가 그 주인공.

지난달 기자회견장에서 황숙주 후보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지지율이 독주체제인데 당 경선에 나가 혹시 모를 전략공천이나 여론조사 때 역선택의 우려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황 후보는 확고한 경선의지를 답했다. 즉 "민주당 정책에 동의해 당원으로서 (군수직을) 활동했다. 또 합당했으나 경선에 꼭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이 전략공천이든, 역선택을 하던 당당히 그 결정에 따르겠다"며 "경선에 탈락하면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황 후보의 답변은 어떤 방법이라도 경선에 참여하고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는 것이다.

 장종일 예비후보는 몇몇 언론사가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황 후보와 비교해 열세였다. 하지만, 당의 경선 배수에 올라 끝까지 경선에 참여했다. 비록 최종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완주하는 당원으로서 소신을 보였다는 평가다. 또 경선이 끝난 후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만큼의 성원도 저에겐 너무 큰 은혜이자 축복이기에 큰 감사 드린다"며 "아울러 황숙주 후보님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특히 황숙주 후보는 지난 15일 장 예비후보에게 전화로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장 예비후보도 16일 본보와 통화를 통해 "앞으로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했다. 이는 경선의 패배를 빌미로 이곳저곳 기웃거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오로지 당선만을 위해서 일관성 없이 갈팡질팜을 이르는 말인 조령모개(朝令暮改)식 출마를 거부하고 당의 경선완주 의지와 깨끗한 승복자세를 보인 것이 이들 두 사람의 행보가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다.

순창=우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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