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월호의 아픔과 3등 의식, 3등 시스템
아! 세월호의 아픔과 3등 의식, 3등 시스템
  • 송재복
  • 승인 2014.05.14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의 아픔을 먼저 슬퍼하자. 아까운 생명들.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찢어지는 아픔을. 기울어진 배속에서도 미끄럼 타는 천진난만한 아이들, 그들의 생명을 우리는 빼앗았다. 인간됨을 포기한 사람들과 어떻게 할 줄 모르는 무지의 사람들 때문이다. 어떠한 변명도, 설명도 할 수 없는 멍한 상태로 우리는 안타까워하고 마음만 태웠다.

가느다란 희망을 가지고. 그러나 결과는 아직도 바다를 바라보는 부모를 외치게 한다. 철저히 인간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이번의 세월호의 사고. 우리는 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가를 생각한다. 우리가 이 정도의 사람인가, 자기만을 살기 위해 사랑하는 아들 딸들을 버려야 하는가, 우리 사회는 눈뜨고도 사람 하나를 살리지 못하는 사회인가, 누구를 탓할 것인가. 이 잘못된 의식과 사회시스템을. 우리는 아무런 대답을 찾지 못하다.

3등 의식과 3등 시스템

 이번 세월호에서 우리가 통탄할 일은 자기만을 살려는 사람들이다. 선장으로서, 선원으로서의 역할도 없다. 자신의 생명은 중하되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생명경시의 풍조가 극단적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람도 아닌 선장그룹 16명이 그런 행태를 보였다. 어쩌면 자기만이 살겠다고 뿌리치는 일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풍조일 것이다, 그것은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도 아니다.

서구의 개인주의는 개인의 자율성에 기초하여 자의식을 가지고 상식적으로 살아가면서 상대방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는 생활문화이다. 그러나 이번 선장, 선원이 보인 행태는 오로지 자기중심의 의식구조이다. 자기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사고체계이다. 어린아이, 여성, 노약자 간에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이다. 여기에 최소한의 선장이나 선원으로서의 책무도 전혀 없다.

왜 우리는 이러한 사회 풍조가 형성되었나. 그리고 누가 그러한 풍조를 만들었는가. 이는 돈을 중시하는 사회가 갑자기 닥치면서 돈만이 최고라는 사고가 나은 결과일지 모른다. 돈이면 무엇이든지 된다는 잘못된 가치체계가 지배한 결과이다. 오직 돈을 벌기 위해서 체면이고 옳은 것이고, 심지어 사람의 생명도 고려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낳은 것이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양심과 윤리, 도덕이 없이 행동이다.

다른 하나는 시스템의 문제이다. 윤리의식이 잘못되었다면 제도와 시스템이 보완적 기능을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빠른 산업화 속에서 제도는 정착이 안 되고 항상 들떠 있으며 보여주기식 형식주의가 만연하는 사회구조를 만들었다. 시스템 구축을 위해 예산을 세워 놓되 실제적이지 못했으며 그것의 관리 여부도 허술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그것을 운영하는 관리시스템이 안 되었으면 그것은 나쁜 시스템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가외적(redundant)으로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 그것이 감독 관리체계이기도 하다. 사회가 기계와 같이 고정되어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운영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첩되고 보완적인 기능시스템도 갖춘다고 해도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을 경우 그것에 대응한 상벌 체계도 존재하여야 한다.

세월호의 의식수준과 시스템은 전혀 이러한 것들이 작동하지 안했다. 단지 3등의 의식, 3등의 시스템만이 나타났을 뿐이다. 그것이 현 우리한국사회의 수준이고 시스템이다. 그에 희생된 우리의 아들딸들이 너무 슬픈 것이며 그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학습하는 사회로 가야

 우리는 모든 것을 기본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것부터 배워나가자. 나인홀드 니버(N. Niebuhr)가 말하는 도덕적 인간이 되자. 양심과 윤리, 도덕을 갖추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최소한의 사회적 공동상식을 갖추며 살자. 비도덕적 사회를 깨뜨리자. 교육을 통해서 우리의 인성을 다시 만들어가야 하며 종교도 이 일을 해나가자. 돈이, 학식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인성이 지배하는 사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

또한, 좋은 시스템을 갖추자. 형식주의가 아닌 실질사회가 되며 대충대충이 아닌 진정성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자. 그리하여 인간적이며 좋은 제도가 있는 성숙사회로 나가자. 제2, 3의 세월호를 방지하기 위해서…….

 송재복<호원대학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