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라는 잣대
‘상식’이라는 잣대
  • 박기영
  • 승인 2014.05.06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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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항상 그 때가 그 때 같게만 느껴지지만 매일 마다 TV뉴스나 신문 첫머리에서 어김없이 호들갑스럽게 각색되어진 정가소식을 접하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참으로 어이도 없고 상상도 되지 않는 ‘세월호사건’이 발생하여 온 세상을 전율케 하더니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요즈음엔 ‘자기가 제일 잘났고 또 틀림없다’는 선거 입지자들의 전단지가 거리를 도배질하고 있다.

이처럼 어수선하고 폭폭하기 그지없는 세태에서 그에 연루되어 있는 사람이나 그들의 행동들을 우리 범인들이 살펴보는데 딱 들어맞는 어휘가 ‘상식’이라는 단어가 아닌가 여겨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상식’이란 연구가들의 학설이나 논객들의 담론을 원용할 필요도 없이 우리들이 상식수준(?)에서 알고 있고 또 느끼고 있는 문자 그대로의 ‘상식’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상식’이란 우리 세인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실천하려 노력하고 또 타인에게 기대하는 최소한의 사고 및 행위규범이다. 때문에 ‘상식’이라는 어휘는 쉬운 말로 “00이어야” 하거나 혹은 “00다워야” 한다는 이른바 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도덕과 규범 및 보편적 가치와 상합되어 있다.

예컨대 ‘잘하는 정치’, ‘잘 하는 행정’, ‘잘하는 교육’, ‘잘하는 선박업’이란 상식으로 이해되고 또 긍정되어지는 정치요 행정이며 교육이자 선박업 이듯이 말이다. 그리고 정치, 행정, 교육등 우리와 관련되어진 모든 사회현상들이 ‘상식’으로 이해되고 긍정되어지기 위해서는 그러한 현상을 구현시키는 조직구성원들의 행태 또한 ‘상식’으로 이해되고 긍정되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서 정치인은 정치인 다워야 하고, 교육감은 교육감다워야 하며 기업인은 기업인 다워야 한다. 또 교수는 교수다워야 하고 신부와 스님은 신부ㆍ스님 다워야 하며 여객선원은 여객선원 다워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다.

그런데 현실세계는 상식적이질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도 우리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분야에서들 말이다.

6.4지방선거를 1개 여월 앞둔 지방선거판은 한마디로 요지경속이다. 마치 그들이 없었기에 우리나라가 이 모양 이 꼴로 남아 있었던 듯이 말이다. 정강과 정책이 좋아서 그랬든 15퍼센트만 득표하면 당선이 아니면 본전이라는 계산이 작용하였든 간에 새정치민주연합이 ‘새정치’란 기치를 내걸고 기초선거 무공천을 표방하였었을 당시 전북지역의 기초선거 경쟁률은 하늘을 치솟을 듯하였다. 허나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낚아 올릴 만한 대어는 보이지를 않는 것이 비참한 현실이다.

선거 때만 되면 공유(?)된 선택의 기준처럼 거론되어 왔던 것이 ‘인물과 정책’일진대 정책문제는 차치한다손 하더라도 인물문제에 대해서는 ‘상식’적 수준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인물평가라고 한다면 ‘자격과 능력’을 지칭할 것이고, 또한 이는 입지자들이 쌓아온 ‘학력과 경력’으로 대체되어질 것인데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학력과 경력’은 통 시원치를 않다.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학력과 학교서열화의 철폐를 공론화 하는 분위기니 만큼 학력사항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경력부분 역시 공인된 경력들이 아닌 자영업이나 임의단체 혹은 정당원 수준의 경력사항들이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하여 얼핏 보면 선거입지자들의 출마의도가 주민에 대한 봉사나 공익의 적극적 실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실된 인생에 대한 즉발적 보상이나 생애 최초(?)로 연봉 사천 여만 원짜리 취업기회의 쟁취에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누군가 점유해야 할 직위이니 만큼 그 자리가 인생 패배자나 낙후자에게 제공되어도 사회윤리적 하자로 지적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국가사회의 미래을 위하고 또 지방자치의 본지를 구현하려고 한다면 시장ㆍ군수는 시장ㆍ군수 다워야 하고, 의원은 의원이어야 한다는 주민의 ‘상식’적 평가가 지도자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박기영<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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