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사일로 효과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사일로 효과
  • 한 민
  • 승인 2014.04.29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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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일로 효과(Organizational Silos Effect)

최근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기업 성장과 관련하여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소통을 가로막는 벽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개인과 부서 이기주의’라는 답변이 32.1%를 차지했다고 한다. 즉, 기업성장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조직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 장벽과 부서 이기주의를 경영학에서는 곡식 및 사료를 저장해 두는 굴뚝 모양의 창고를 의미하는 사일로(Silo)에 빗대어 ‘사일로 효과’(Organizational Silos Effect)라고 한다.

조직 내 다양한 부서들이 사일로 모양처럼 서로 다른 부서와는 마치 성이나 담을 쌓은 것처럼 전체 조직의 이익을 위해 교류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부서의 내부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서 이기주의가 나타나는 주요 원인으로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성과급이나 인센티브를 배분하는 평가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평가방식은 각 부서별로 효율적인 경쟁 등을 통해서 최고 수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점이 있으나 때로는 사일로 효과처럼 부서 간에 이기주의 등이 나타나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부서별로 아이디어나 신기술이 나왔을 때에도 이를 자신의 부서에 피해를 주는 경쟁적 요소로 여기는 등 창조적 아이디어가 싹트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일로 효과의 대표적 사례로는 1990년대 초 IBM을 들 수 있는데, 당시 IBM은 사업부 간에 사일로 현상이 만연하여 각각의 영업직원이 본인의 성과에만 집중하다 보니 심지어 고객 앞에서 타 사업부 제품을 비방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미 항공우주국(NASA)도 소련이 최초의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하는 등 우주개발 경쟁에서 앞서나가자 이의 책임을 부서별로 떠넘기기도 했었다.

사일로 효과는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여타 지역과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전북지역 내부에서도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다수의 경제관련 기관들이 전북경제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때로는 관료주의, 예산배정 등의 이유로 개별기관의 이익을 우선시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전북경제의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위해 많은 성장 동력들이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전북경제 도약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고 개별기관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한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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