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Box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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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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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호의 Smart Money]

KOSPI가 2011년 이후 3년 이상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시장이지만 주식시장의 역사에서 3년 박스권은 애교(?)로 봐 줄만 하다. 筆者가 신입사원으로 근무하던 당시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500~1000p의 장기 박스권에서 주가가 움직였다. 경기가 좋아지고 실적이 호전되면 주가는 1000p를 향해 달려갔고, 반대로 경기가 침체로 빠지면 500p로 곤두박질 쳤다.

당시 1000p를 돌파하지 못했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주식시장의 힘이 공급자에 있었다. 수요자인 투자자보다는 공급자인 기업에 주식시장의 헤게모니가 좌우됐다. 주가가 올라가면 대규모 기업공개와 상장이 지속됐고 물량 증가가 수급악화로 연결됐다. 지금의 중국시장이 그렇다. 둘째, 외국인이 자주 언급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업경영의 투명성 부족·북한 지정학적 리스크·정부의 정책규제가 대표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분류됐다. 셋째, 수출 주도형 개방경제로 인해 실적의 변동성이 매우 높았다.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가는 실적으로 대다수 투자자는 장기투자를 기피했다.

한편, 1989년 이후 16년간 지속됐던 장기 박스권은 2005년에 돌파됐다. 1000p 돌파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간단하게는 세 가지 요인의 합작품으로 본다. 첫째, 신흥시장에 중국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부각됐다. 미국과 더불어 글로벌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축이 형성됐다는 의미인데, 조선·건설·기계·철강이 빅 사이클의 주역이었다. 1000p에서 2000p까지의 상승은 이들 업종이 주도했다. 둘째, 적립식펀드로 대표되는 가계자산의 리밸런싱이 1000p 돌파의 일등공신이다. 2005년~2007년까지 3년간 외국인은 총 43조원을 매도했는데, 이를 국내 자금이 흡수하며 장기 랠리를 이끌었다. 셋째, 기업과 가계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 외환위기는 기업과 금융부문의, 카드 사태는 가계부문의 구조조정 기폭제가 됐다. 일련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민간부문의 건전성은 대폭 개선됐고 부실 리스크는 급속히 줄어들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1000p에서 2000p로의 구조적 상승은 ‘중국·자산재배분·구조조정’의 합작품이었다.

 

 ■ 상향돌파를 위한 조건

그렇다면 2000P의 박스권을 돌파하여 장기랠리를 이끌 만한 구조적 상승요인은 무엇일까? 3000p를 넘어 신세계로 가는 길은 새로운 성장동력과 자금유입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당사의 공식 전망은 아니지만, 주식시장의 장기 성장동력은 ‘1)통일과 2)금융 및 서비스 강국’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통일이 과연 대박이 될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전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제조업 기사회생과 부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통일독일의 사례 참고:경제활동인구수 증가를 통한 제조업 부활로 유로존 경제장악). 금융과 서비스는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출발의 선행조건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금융은 과감한 구조조정과 모험투자가 필요조건이며, 서비스업은 아시아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류문화 콘텐츠·모바일 비즈니스·관광의료서비스’의 시너지가 필요조건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삼성증권 전주지점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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