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와 나의 다짐
세월호 사고와 나의 다짐
  • 김현주
  • 승인 2014.04.24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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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세월호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거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일주일 넘게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 그리고 자신의 일로 생각하며 마음 아파할 어린 학생들에게 기성세대의 일원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리며, 단 한 분의 생존자라도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많은 분들께서 안타까워하고 분노도 느끼고 계실 것입니다. 내가 당한 사고인 양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밤잠을 설치는 상황이 열흘 넘게 지속하고 있고, 더딘 구조 상황을 지켜보며 답답함과 안타까움으로 한국사회가 총체적 무기력증에 빠져 있습니다.

 정부는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는 잘못들이 반복되고 있고, 일부 고위 관료들은 국민감정과는 배치되는 부적절한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확실한지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를 갖고 일주일 넘게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논하는 데만 급급한 언론의 모습 등은 과거 대형 사고들이 발생했을 때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일련의 모습들은 우리 사회의 수준이 어디에 있는지 더 답답하게 만들기만 할 뿐 국민들의 마음을 다독거려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선장과 선원, 관련자들의 잘못을 따지고, 부정확한 원인을 갖고 논란을 벌인다고 해서 한 분이라도 살아 올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야겠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만 반복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제 사고의 원인과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대강의 윤곽은 잡혔으니 책임 소재를 따지고 처벌하는 것은 검찰과 경찰, 그리고 사법부에 맡기고 우리는 앞으로 유사한 사건들이 생기지 않도록 한국사회를 바꾸어 가는 데 힘을 모아야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의 자존심이 회복될 수 있도록, 국민의 뜻을 모으고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가는 것만이 우리의 좌절감과 무기력증을 조금이라도 완화해주는 동력이 될 것이고, 이번 사고가 남긴 교훈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사고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좌절감이나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거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에게는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철저히 반성하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그동안 한국 사회가 이뤄온 것을 생각하면 이번 사고가 일어났다고 해서 한국이 쌓아 온 것들을 모두 부정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동안의 성장 과정에서 모든 부분이 완벽했더라면, 그래서 이번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좋겠지만 국민 모두가 좌절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이렇게 성장시키는 데 힘을 모아 온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우리 국민은 위대합니다. 다시 일어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 사고의 희생자와 가족들을 포함하여 국민 모두가 그러기를 바랄 것이고, 분명히 해낼 것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바로잡을 것은 분명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잠깐 호들갑을 떨다가 유야무야하던 과거의 행태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바꾸어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와 부실한 뒤처리 과정이 반복되지 않는 온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줄 책임과 의무가 있고, 다음 세대들에게 더 이상 빚을 지지 않도록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원칙에 따라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좀 더 온전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성세대 한사람, 한사람이 올바른 역할이 무엇인지 찾아 하나씩 실천해야합니다.

 다음 세대들이 안전하고 만족스럽게 살만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국가개조계획을 마련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러면서도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올바르게 실행하고 지키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의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스스로 바꾸고 실천해야 합니다.

 나부터 실천하겠습니다. 나부터 원칙을 지키겠습니다.

 나 자신부터 다음 세대들에게 죄인이 되지 않도록 그동안 묵인되어 오던 잘못된 관행을 버리고 원칙과 합리를 존중하며 살겠습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과 가족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다짐합니다.

 김현주<전북생물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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