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며
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며
  • 황선철
  • 승인 2014.04.23 16:5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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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사건은 과거 어떠한 사건보다도 더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침몰하는 배를 바라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자괴감과 무력감에 사로잡히게 한다. 온 국민이 집단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입시경쟁에 쫓기며 살던 청춘들이 인생을 꽃피우기도 전에 져 버리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학생들은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서 행동한 것밖에 없다. 그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인가.

 선원들은 승객들을 그대로 둔 채 그들만의 통로로 탈출했다고 한다. 분노가 치솟는다.

 실종자 구조 활동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 사이에 세월호는 차가운 바다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뒤늦게 시작된 구조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실종자는 사망자가 되어 수습되고 있다. 유가족들은 물론 국민들의 슬픔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1993년 10월 10일 승객 등 362명을 태운 서해훼리호가 침몰하여 292명의 생명을 잃었다. 서해훼리호 침몰 원인은 정원을 초과한 승선, 무리한 날씨에 출항, 재난관리시템의 부실 등이 복합된 인재였다.

 세월호의 침몰 사건은 서해훼리호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되풀이된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이다. 배의 증·개축, 과적 화물, 운항관리 미흡, 재난대응체계 허술 등 총체적인 부실의 집합체다. 정부는 국민들의 안전을 최선을 다한다고 소리 높이 외쳤지만, 말뿐이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세월호는 일본에서 건조되어 20년 운항하고 퇴역한 배다. 이러한 배를 수입하여 객실 수를 늘리는 증·개축을 하였다고 한다. 운항시 배가 뒤틀리고 복원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고는 예상되었다. 정부가 2009년 내항여객선의 사용 가능 연한을 25년에서 최대 30년으로 늘려 주지 않았거나 철저한 안전관리감독을 하였더라면 어떠했을까. 바보 같은 의문을 가져본다.

 선장과 선원들이 사고 발생시 매뉴얼에 따라서 위기관리를 잘했더라면 대형 사고를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대형 사고에도 불구하고 구명보트 42개 중 2개만 작동되었고, 구명조끼를 구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으며, 안전교육도 없었다고 하니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정부도 긴급 상황이 발생하였음에도 안전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중요한 시간을 허비하였다. 안전행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상황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말을 했다가 이를 정정하는 어리석음을 보였다.

 현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겠다면서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부처명을 고쳤다. 제대로 된 안전시스템은 갖추어지지 않았다. 전시행정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검경에서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여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세월호의 수입과정, 증·개축 허가, 안전점검실태, 승객들에 대한 안전관리이행 여부 등을 낱낱이 파헤쳐서 유명을 달리한 영혼을 위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 축소되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도 예정된 ‘현장체험학습’을 보류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대규모 현장체험학습을 재검토해야 한다. 항상 도사리는 대형사고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체험학습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민일보는 4월 22일치 1면에서 전라북도 재난대응 관리 시스템은 주로 자연재난관리에 초점에 맞추어져 있으나 해상·항공, 다중밀집시설 대형사고 등에 대한 행동매뉴얼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기사를 실었다.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해서 전북이 재난에 안전한가를 되짚어 보는 아주 시의적절한 지적이다.

 대형 사고는 해상이나 항공, 지하철, 고층빌딩, 도심 번화가 등 다중이용시설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철저한 대비와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제2, 3의 사고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다시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실종자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하루빨리 실종자들이 구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피해 유가족들은 물론 생존자들도 정신적·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진정으로 기원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황선철<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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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2014-04-24 07:34:29
몇몇 개념없는 정부 인사들은 어떻게 되는지 무엇보다 총체적인 안전불감증 나태한 공무원들등 뿌리부터 뽑지 않으면 다음 참사의 희생자는 우리와 우리가족이 될수 있습니다.
과연 2014-04-24 07:32:50
신뢰는 이미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기적과 같이 아이들 몇 이라도 살아돌아온다면 몰라도 거의 열흘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할수 있는 최대한을 해봤더라면 아직까지 생존자가 하나도 없다는게 말이 안됩니다.지금 언론도 서서히 누그러들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아픔과 먹먹함마저 언론플레이로 세뇌시킨다면 이런 참사는 계속 일어날테지요..국민여러분 절대 잊지 말고 사고에 개연성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벌을 받는지
과연 2014-04-24 07:32:42
신뢰는 이미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기적과 같이 아이들 몇 이라도 살아돌아온다면 몰라도 거의 열흘 다 되어가는 시간동안 할수 있는 최대한을 해봤더라면 아직까지 생존자가 하나도 없다는게 말이 안됩니다.지금 언론도 서서히 누그러들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아픔과 먹먹함마저 언론플레이로 세뇌시킨다면 이런 참사는 계속 일어날테지요..국민여러분 절대 잊지 말고 사고에 개연성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벌을 받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