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스미스 부인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스미스 부인
  • 류재민
  • 승인 2014.04.22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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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미 연준)는 작년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QE Tapering)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이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미친 바 있다. 이에 더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미 연준의 정책기조 변화 속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스미스 부인’의 움직임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미스 부인’이란 낮은 금리로 미 달러화를 조달한 후 이를 타국의 고수익 채권 또는 주식에 투자하여 높은 수익을 내는 미국계 ‘달러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를 의미하는 용어이다. 미국의 경우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인해 신흥시장국 등에 비해 금리가 낮은 상황이므로, 미국인들은 해외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 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 달러화를 연 1%의 금리로 빌린 후 이 자금으로 A국의 연 5%짜리 국채를 매입하게 되면 환율 변동이 없을 경우 연 4%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에 더해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등에 따라 미 달러화 가치가 낮아짐에 따라 투자금액을 회수할 때 환차익도 기대할 수도 있다. 이렇게 ‘스미스 부인’은 미국의 저금리·낮은 달러화 가치와 신흥시장국 등의 고금리·주가 상승을 활용하여 이익을 얻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캐리 트레이드’의 대명사는 ‘와타나베 부인’이라 불리는 일본계 ‘엔 캐리 트레이드’ 세력이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해 상당기간 제로 수준의 저금리를 유지하였으며, 더불어 엔화는 약세를 지속하였다. 이 기간 중 일본의 중·상층 주부 등 개인투자자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을 얻고자 낮은 금리로 엔화를 차입하여 해외에 투자하기 시작하였는데, 한때 이들이 동경 외환시장 거래량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국제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큰 손으로까지 성장하였다. 이러한 ‘엔 캐리 트레이드’ 세력 중 상당수가 평범한 가정주부였다는 점에서 이들을 일본에서 가장 흔한 성(姓)인 ‘와타나베’를 따 ‘와타나베 부인’이라 부르게 되었다. 또한 이후 ‘달러 캐리 트레이드’ 세력이 등장하면서 이들을 ‘와타나베 부인’을 따라 ‘스미스 부인’이라 지칭하게 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미스 부인’의 미 달러화 자금이 상당 수 국내 금융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될 경우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추가로 공급되어 채권, 주식 등의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가 유발된다. 반면, 동 자금의 유출입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스미스 부인’의 움직임에 대해 보다 면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류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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