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선거 무공천 철회 당당하다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 당당하다
  • 최형재
  • 승인 2014.04.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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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이 어제 국민 여론 조사와 당원 투표를 통해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를 결정했다. 결론적으로 우여곡절은 있었고 논란도 있겠지만, 과정이나 결과가 대다수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당원들은 57.14가 무공천 철회를 찬성했고, 국민 여론 조사에서는 49.75가 공천을 찬성해, 합산결과 53.44% 찬성을 얻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에서 공천하기로 최종 결정을 한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유력후보 모두가 기초선거 무공천을 약속했고, 그 이후 여론은 무공천이 대세였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줄곧 국민 여론은 60% 정도의 찬성률로 공천 폐지를 찬성했고 지난 7월 민주당에서 실시한 당원 투표에서도 67.7%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당론을 확정 지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약속을 어기고 기초공천을 하고, 약속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책임은 여야에 떠넘기고 침묵으로 일관하자 혼란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 아니다 불공정한 경기가 되어 패배가 확실하니 재논의 하자라고 당이 시끄러워졌다.

 여권과 언론은 이런 상황을 즐겼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세력이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이 된 것이다. 어려운 조건에서 현명하게 국민과 당원에게 묻는 출구를 마련해 이제 동등한 규칙에 따라서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방적으로 공천폐지를 주장했던 여론이나 당론이 갑작스럽게 역전된 것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세력에게 앉아서 당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인 판단으로 동등한 조건에서 치열하게 싸우라는 요구였고 지도부는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런 경과에 대해 말이 많다. 특히 새누리당은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조롱만 하지 말고 아이들 말로 ‘너나 잘하세요’이다. 또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도 정치력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말하지만 이미 그도 ‘정치적 근육’이 단단해졌다. 이런 정도는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른다고 했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

 이제는 앞으로가 문제이다.

 첫째 기초공천 문제에 대해 여·야·청이 공동으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사실 공천. 무공천은 각각 장단점이 있을 뿐이지 ‘민생’과 ‘정치개혁’과는 상관없는 일이고, 더군다나 ‘선과 악’이거나 ‘새정치와 헌정치’의 경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1년 넘게 갈등을 일으켜 왔으니 이에 대해 공동으로 국민 앞에 사과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둘째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로 돌아왔으니 여야 공히 원칙적인 얘기이지만 공천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해야 한다. 폐지되었을 때 염려되었던 지역토호의 발호를 막고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충분한 배려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새누리당은 안철수와 새정치민주연합의 결정에 대해 감 놓아라 배 놓으라 할 자격이 없다. 자기들은 약속을 파기하고 이득을 보려 하면서 상대방에게는 손해를 보더라도 약속을 지키라고 우기는 것은 뻔뻔함을 넘어 부끄러운 일이다. 자신들의 태도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넷째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에게 혼란을 야기 시키지 말고 선대위 체제로 전환해서 민심을 다독여야 한다. 당내 갈등과 이해관계로 시간을 소비할 틈이 없다. 사실 기초공천문제에 자유스러운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의원은 의원대로, 수도권의 기초단체장은 단체장대로,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이해득실에 따라 그때그때 의견이 달라져 혼란을 준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또다시 갈등이 있다면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민들이 준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는 꼴이다.

 오랜 논란 끝에 이제 동등한 규칙에 따라 6.4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혼란을 수습하고 축제로 치러 좋은 일꾼을 뽑는 선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최형재<전주희망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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