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를 볼모로 정치를 해서야
지역경제를 볼모로 정치를 해서야
  • 김택수
  • 승인 2014.04.09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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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선거철을 맞아 익산시의 대기업투자정책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쟁점의 논지는 기업유치를 하면서 익산시와 투자기업이 체결한 계약서가 과연 특혜로 볼 수 있는지 아닌지 여부다. 모 선거출마자가 익산시가 계약서를 중도금 잔금 날짜가 없이 작성해 받아야 할 100억원의 대금을 받지 않고 부지를 제공해 그만큼 익산시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보도를 접하면서 과연 정치를 하고 있는 분들이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사회질서를 바로잡아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작금의 이러한 행태는 이해를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증폭시켜 결국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스럽다.

 ▲결국 고스란히 주민들만 피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모든 지자체들이 많은 지원혜택을 내걸고 기업유치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유치에 올인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정력이 열악한 우리 지역 지자체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일부 지자체들은 부지 대금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만큼 현실은 대기업을 비롯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의 투자유치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우리 지역은 인프라나 인력조달 부문에서 불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유치는 당연히 칭찬 받아야 하고 투자한 기업들에게 어느 정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 과정에서 계약서 작성이나 서류상의 미흡한 점을 들어 투자유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나친 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선거쟁점화해서 논쟁의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더더욱 아니 될 것이다. 기업은 살아있는 생물이고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기업이 투자해서 경제활동에만 전념해야 하는 데 특혜의혹이나 쟁점에 휘말린다면 투자할 기업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기업 활동과 관련한 정치인들의 행보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비단 투자유치 경쟁은 국내만의 문제도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투자를 유치한 미국 앨리바마주의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당시 부지무상제공은 물론 법인세 면제까지 해 주었고 공장 앞 도로명을 현대대로라고 할 만큼 큰 혜택을 주었다. 기아자동차도 조지아주로부터 공장부지는 물론 고용창출지원금을 비롯한 4억 1천만달러의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투자유치는 총성 없는 전쟁과도 같은 것이다.

 1조원의 투자유치를 위해 100억원 상당의 부지를 제공한 것이 과연 특혜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사항이 정치쟁점화 대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함께 원만한 해결 노력해야

 최근 보도에 의하면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이 투자 중단과 철수를 통보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또 이번 사태가 우리 지역 투자유치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되기도 한다. 지금이라도 해당기업을 설득하고 안심하고 투자를 해도 좋다는 지속적인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그리고 이번 문제를 익산시만의 문제로 한정하지 말고 범 도적인 차원에서 전라북도, 지역정치인, 언론 모두 사태의 원만한 수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문제가 정치 쟁점화 되지 않도록 우리 도민들이 앞장서 경종을 울려 주기를 기대한다.

  김택수<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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