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KRX 금시장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KRX 금시장
  • 신영석
  • 승인 2014.04.08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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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며 가지고 싶어 하는 금속 중의 하나인 금(金). 지금까지는 일반인이 금을 소유하려면 금은방이나 은행에 가서 골드바, 황금돼지, 행운의 열쇠 등 실물 금을 구매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24일부터는 우리나라 최초의 금 거래소인 ‘KRX 금시장’이 개장되어 집에서도 컴퓨터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KRX 금시장은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장내 시장이다. 금반지, 금팔찌 등의 현물을 구매해 장롱에 보관하다가 필요시 내다 파는 장외시장과 달리, 주식처럼 계좌로 금 대금을 이체하고 계좌로 금을 보유하게 된다. KRX 금시장에서는 순도 99.99%인 금만 단일 종목으로 거래되며 호가단위는 1g, 1회 주문한도는 5㎏이다. 키움, 대신증권 등 8개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유가증권 거래와 같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전화 등을 통해 주문을 낼 수도 있다. 거래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KRX 금시장에서는 금 실물로의 인출도 가능하다. 거래한 금을 실물로 인출하려면 증권사 등의 매매회원사를 통해 인출신청을 하고 금(골드바)을 교부 받으면 된다. 인출은 ㎏단위로 가능하며, 오전 중에 출고 요청하면 서울, 부산, 전주 등에서는 당일에도 인출할 수 있다.

금 실물 인출이 없는 장내 거래 시에는 세금이 면제되며, 거래활성화를 위해서 2015년 3월까지는 거래수수료도 면제된다. 다만, 금 실물을 인출할 시에는 세금 및 수수료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실물 형태로 금을 인출하려면 매입금액의 10%를 출고부가세로 지불해야 하며, 여기에 예탁결제원 출고수수료(㎏당 2만2000원), 증권사 출고수수료(1만10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

KRX 금시장은 1g씩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접근이 쉬우며, 매매차익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 등의 장점 때문에 금 현물 거래자나, 금테크 고객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으로는 금 거래의 상당부분이 점진적으로 KRX 금시장에 흡수될 것으로 전망되며, 지하경제의 양성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받기 때문에 신뢰성도 제고됨에 따라 금 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몇몇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거래소를 통해서 금, 백금 등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의 런던 금시장은 1684년 처음 개장한 이래 지금까지 세계 금 거래의 중심지이면서 동시에 세계 최대의 금시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까이에는 중국의 상하이 금거래소(2002년 개장)를 들 수 있다. 중국은 금에 대한 국민들의 인기를 감안하여 세계 최대 규모의 금 거래소를 올해 하반기에 개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우리나라의 KRX 금시장도 런던 금시장이나 상하이 금거래소와 같이 잘 정착되어 장기적으로는 세계 속 대표적인 금시장으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조사역 신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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