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에 봄은 오는가?
전북혁신도시에 봄은 오는가?
  • 최낙관
  • 승인 2014.04.03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전북혁신도시 아파트 고분양가와 관련된 이슈가 지역을 들썩이고 있다.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혁신도시는 2012년 ‘혁신도시건설지원특별법’에 근거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산·학·연·관이 서로 협력하여 안락한 생활환경을 구축하고 나아가 최적의 미래형 혁신여건을 창출하고자 하는 국책사업 중 하나이다. 하지만, 작금의 전북혁신도시는 건설과정에서 많은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어 과연 전북혁신도시가 진정 혁신도시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많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필자는 전주경실련 공동대표로서 현재 진행 중인 혁신도시 고분양가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분노를 대신해 언론을 통해 성명서를 낸 바 있다. 전주경실련에서 성명서를 낸 가장 근본적인 취지는 본 사안이 혁신도시 개발은 물론 선량한 입주자들과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복합적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문제의 본질 중 하나는 아파트 분양가가 어떤 기준으로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높게 책정됐는지 베일에 가려져 일반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혁신도시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호반건설과 중흥토건은 3개 블록의 택지를 3.3㎡당 300만원에 분양받고 전주시에 분양가 심사를 위해 중흥토건은 862만원, 호반건설은 810만원의 역대 최고 분양가를 신청하다. 물론 이러한 분양가격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보다 높은 금액이다. 비교를 위해 예를 들면, 전남 나주시가 승인한 빛가람도시의 경우, 업체가 시에 신청한 분양금액은 3.3㎡당 우미린 665만원, 중흥에스클래스 708만원, 대광에이엠시 676만원, 부영 635만원이었고 실 분양가는 3.3㎡당 우미린 620만원, 중흥에스클래스 672만원, 대광에이엠시(AMC) 642만원, 부영 603만원이었다. 전북혁신도시보다 평당 약 150~200만원 정도 싼 가격이어서 지금 시민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 금액에 의구심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물론 기업이 시장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 이윤추구가 시장참여자들 사이에서 교환되는 정보의 투명성을 왜곡하여 얻어지는 결과라면, 과연 이러한 이윤을 공정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누구를 위한 혁신도시 개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사회공헌을 논외로 한다 해도 모두를 경악케 하는 고분양가 산출은 기업의 투기본능을 의심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생리를 감안한다 해도, 지금 혁신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발자들의 ‘근시안적’ 행태는 시장파괴적인 ‘지대추구’(rent seeking)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전북혁신도시는 투기의 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컨대 실거주자가 아닌 부동산업자들의 투기성 투자는 다수의 선량하고 정직한 시민에게 해악을 끼치는 복지손실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만일 혁신도시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사가 투기적 행위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초과이윤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지 않았다면, 그들은 사전에 스스로 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적어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어야 했다. 정당한 이윤과 영리추구는 그런 경우에 보장받을 수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전주시는 지역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조정과 감독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만 한다. 중흥토건과 호반건설이 전주시에 신청한 분양가가 아직 승인된 금액이 아니기에 이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의 4월 3일 결정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본 사안이 지역주민의 권리보호와 경제정의실천과 관련이 있는 만큼 전주시와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어 본다.

 최낙관<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