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익산시민!
응답하라 익산시민!
  • 정인영
  • 승인 2014.03.23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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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마다 2018년 전국체육대회 익산 유치 확정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경사는 큰 경사인가 보다. 얼마 전 익산시에서 주최한 전국체육대회 관련 토론회에 우연한 기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저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반문하던 내가 전국체전이라는 게 줄서서 얌전히 기다리면 순번이 돌아오는 거저먹기 행사가 아니라 도시간 치열한 유치 경쟁을 거쳐 쟁취하거나 또는 일정한 스펙을 갖추고 합격점을 얻어야만 거머쥘 수 있는 전리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그때다.

 전국체전 주 개최지가 되면 잘만 하면 도시 리모델링까지도 노릴 수 있을 막대한 국비와 도비가 지원된다. 큰집 작은집이 나서 돈을 보태 줄 테니 집을 고치고 마당을 넓혀라, 화장실도 새로 짓고 꽃밭도 만들라 한다. 먹고 살기 바쁜 도시들에게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일차적으로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중소도시는 전국체전을 계기로 각종 사회 인프라와 체육시설을 재정비하며 눈에 보이는 외적 발전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유치전쟁의 이유는 이게 다가 아니다. 토론회 발제를 맡았던 전문가에 따르면 전국체전 유치로 지역 발전 속도를 1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고 한다. 1세기를 바라보는 전국체전의 유구한 역사가 말해주는 객관적 통계에 근거한 것으로 허무맹랑한 주장은 아닐 것이다. 물론 ‘성공적’ 개최라는 단서가 붙기는 하지만 말이다.

 익숙함의 폐해는 그것의 소중함과 가치를 희석시키는 것에 있다고 했던가.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추켜세우는 것은 익산시가 가진 천혜의 조건이다. 최소한의 예산 투자로 대회를 치러낼 수 있는 만큼 기존의 체육인프라 매우 훌륭하다.

 원광대 송재호 교수가 실시한 「익산시체육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스포츠 생활 면적이 가장 넓은 도시가 바로 익산이다. 몰랐던 사실이고 의외의 결과다. 익산이 고속도로, 철도로 연결된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라는 건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며, 1월을 제외하고 사철 영상의 평균기온을 보이는 빼어난 기후조건 역시 전국 최고라 한다. 대한민국 1호 여성친화도시와 이천년의 백제문화 역사도시라는 도시 브랜드도 매력적이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도시 익산에서 전국체전 성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5년의 준비기간을 준다.

 공무원들은 경기장, 숙박시설 등 기반시설을 준비하고 자원봉사단체들도 로드맵을 그리고 철저히 준비해야만 차질 없이 행사를 치를 수 있다. 체육회는 선수들 실력을 향상시켜 개최지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

 시민들 역시 팔짱끼고 멀찌감치 서서 ‘얼마나 잘하나 보자’ 관망할 때가 아니다.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들은 조목조목 짚어주고 열거해 주지 않아도 잘 알고들 있을 것이다. 모른 체 하지 말자. 어렵다고 하지 말자. 크게 돈 되는 일 아니지만 딱히 돈 드는 일도 아니지 않은가! 내 집에서 열리는 중차대한 행사에 많은 손님들이 찾아온다. 좀 깨끗하게 좀 다정하게 웃는 모습으로 그들을 맞아 준다면 얼마나 좋은가. 돌아가면서 ‘잘 먹고 잘 놀다 갑니다. 다음에 꼭 다시 오겠습니다.’라는 한마디 듣는다면 또 얼마나 뿌듯하고 흐뭇한 일인가!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목 놓아 호소하는 공무원들의 외침이 애달프다.

 그들의 외침이 응답하는 사람 하나 없는 공허한 울림이 되지 않도록 큰 소리로 응답하라 익산시민들이여!

 

 정인영 /익산시 영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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