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국악의 진흥방안 절실하다
전통국악의 진흥방안 절실하다
  • 강동원
  • 승인 2014.03.16 14: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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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국악 판소리는 훌륭한 세계문화유산이다. 중요무형문화제 제5호로 지정되었으며, 2003년에는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되었다. 그만큼 해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판소리의 기원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판소리가 하나의 민속음악으로서의 내용과 형식을 갖추고 완성의 단계에 이른 시기에는 대체로 조선왕조 숙종 말에서 영조 초에 걸치는 시기로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 유명한 판소리 작가이며 이론가인 신재효와 8명창 등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19세기에 이르러 전성기에 접어들어 동편제(東便制), 서편제(西便制), 중고제(中高制) 등의 갈래를 낳았다.

 판소리에는 본래 열두 소리가 있었는데 이를 열두 마당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현재 전승되는 판소리는 춘향가, 흥부가, 심청가, 적벽가, 수궁가 등 겨우 다섯 마당뿐이다. 사라진 마당들이 안타깝고 아쉽다. 전승되고 있는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춘향가, 흥보가 등은 전북 남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춘향전의 배경지인 광한루와 흥보가의 발상지인 남원시 아영면 성리마을은 지금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판소리 유파 가운데 하나인 동편제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는 남원 운봉일대는 그만큼 문학적 소재와 역사도 유서깊은 곳임을 알 수 있다.

 판소리는 서민의 삶과 애환을 담고 있다. 서양의 예술인들도 판소리는 삶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주는 예술이라고 극찬한다. 우리민족 특유의 한(恨)의 정서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삶과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기쁨과 웃음, 풍자와 해학, 사랑, 효심, 여유, 교훈 등이 녹아있다고 표현한다. 춘향가에는 사랑과 절개, 권선징악 등의 주제가 잘 어우러져 있으며, 흥보가에는 형제들의 삶 이야기 속에 욕심과 나눔, 선행 등의 스토리를 통해 교훈을 주고 있다. 소리를 통해 세상사람들에게 하려는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과거 조선시대 마을 어귀 곳곳에서 만들어진 판에서 소리꾼과 관객이 함께 공유하던 조상들의 정서와 감정을 오늘날 소리꾼을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깊이와 전통이 어우러진 세계적인 전통문화예술인 판소리는 해외에서는 호평받고 있지만, 오히려 국내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자주 접하던 지상파 공영방송에서 정규프로그램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돌 스타 등 인기가수와 연예인, 해외 팝스타는 알아도 소중한 전통예술 판소리를 전승하는 소리꾼이나 명창의 이름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국악방송이나 국립국악원, 민속국악원 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예산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국가적인 전통국악 진흥책이 마련돼야 한다.

 독일의 오페라 연찰 거장 아힘 프라이어는 “판소리는 삶이 무엇인지 얘기해주는 훌륭한 예술”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전승·보존해야 한다. 전통국악 진흥을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전승·관리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유네스코에 지정된 일본과 중국의 전통극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일본의 전통극인 ‘노’와 ‘가부키’는 도쿄에 전용극장이 있다. 중국도 북경에 ‘경극’ 전용극장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판소리 전용극장이 없는 실정이다. 국립국악원, 남산 한옥마을 국악당은 서양식 극장의 설계로 지어져 공연장으로서 미흡하다. 소리의 맛과 전통적 풍류의 멋을 전달할 수 있는 판소리 전용극장 건립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국회에 제출돼 계류 중인 「전통국악진흥법」 제정안이 조속히 심사돼 제정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통국악의 보전과 육성을 위하여 시설의 설치, 인력·조직의 확보 등 여건을 조성하도록 하고, 전통국악진흥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여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이제라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판소리 등 전통국악을 육성할 수 있는 근거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전통국악을 전승·보전하는 소리꾼들과 국악인들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강동원<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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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1-11-09 12: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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