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365] 우울증
[건강 365] 우울증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4.03.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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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경칩을 지나면서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봄이 되면 일조량도 길어지고 기온도 높아져 활동성이 증가하면서 우울증에 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급격한 온도변화를 겪으면서 오히려 계절성 우울증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그동안 기온과 일조량에 맞춰져 있던 신체리듬이 환절기를 맞아 불균형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한 호르몬 변화가 자신도 모르게 우울한 감정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절을 탄다”는 말로 넘어가기 쉽지만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외상이나 확실한 질병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감정적 문제로 치부하기 쉽지만 방치하면 자살충돌까지 야기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양종철 교수의 도움말로 우울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 우울증의 원인은?

  우울증의 발생은 심리적인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대개는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이별, 경제적인 어려움과 같은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 세로토닌의 저하를 비롯한 뇌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우울증과 관련되고, 우울증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하여 높기 때문에 유전적인 요소가 일부 관여하며, 내분비계 질환이나 암 등의 다양한 신체질환도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즉, 우울증은 우울증의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정신사회적 스트레스가 작용하여 우울증과 관련되는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일으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 증상은?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 슬픔을 느끼며 혼자 눈물을 흘리는 등 우울한 기분을 나타내지만, 우울하다기보다는 불안하거나 아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외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아무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과거의 일들이 계속 떠오르며 후회가 되거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기도 하고 미래도 모두 비관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자신이 하찮은 사람이고 가족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짐만 되는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마저 들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며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수면장애는 가장 흔한 증상 중의 하나인데,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 다시 잠들기 힘들어 하는 것이 우울증의 가장 대표적인 불면증상이지만, ‘비전형 우울증’에서는 수면과다를 호소하기도 한다.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노래가 유행하면서 피곤하면 간 기능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울증에서도 몸에 기운이 없고 항상 피곤한 증상이 나타난다.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고 하며 두통, 소화불량, 관절통 등 구체적인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기분은 우울하다고 느끼거나 호소하지 않으면서 신체적 불편감에만 집착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를 ‘가면 우울증’이라고 부른다.

 
 ▲ 어떻게 진단하나

  우울증의 필수 증상인 우울한 기분이나 일상생활에 대한 흥미·즐거움의 상실이 적어도 2주 동안 있어야 하며, 아래의 증상 중에서 4가지 이상이 있어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1)체중감소나 증가, 식욕의 감소나 증가
 (2)불면 또는 과다수면
 (3)정신운동성 초조 또는 지체(좌불안석 혹은 축 쳐진 느낌)
 (4)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의욕상실
 (5)삶에 대한 무가치감, 지나친 죄책감
 (6)사고력, 기억력, 집중력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
 (7)죽음에 대한 생각 또는 자살사고나 기도 및 계획
 

  이러한 증상으로 인한 사회적 기능의 심각한 손상을 동반할 때 우울증(주요우울장애)으로 진단될 수 있다.

 
 ▲ 치료법과 예방법

  우울증의 치료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심리사회적 치료)가 있다. 대부분의 우울증약물치료와 정신치료가 모두 필요하다. 보통 항우울제 투여 2~3주부터 치료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초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수면장애, 식욕부진, 우울감, 절망감 등의 순서로 증상의 호전을 나타내며 대개 치료 후 약 2개월 정도가 되면 상당한 호전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후에도 재발을 막기 위해 약물치료를 오래 지속해야한다.

우울증에서 정신치료는 긍정적인 인지체계로 변경하는 인지치료, 대인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하여 의사소통 기술과 사회성 기술 등을 익히도록 하는 대인관계 치료, 과거 갈등에 대한 이해를 통해 성격변화를 촉진하는 정신분석적 치료 등이 있다. 우울증에 걸렸다고 생각되면 본인 스스로가 빨리 치료를 시작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주위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쌓이면 혼자 고민하기 보다는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건전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미리미리 풀어가야 한다. 특히 자신의 신체 건강을 잘 돌봐야 한다. 신체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대부분의 방법들이 정신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는 건강을 증진시켜 스트레스와 좌절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준다.

술, 커피, 담배 등은 줄이는 것이 좋다. 많은 우울증 환자에서 알코올 남용이 동반된다. 요가나 명상, 그림, 춤 등과 같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을 표현하고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 또한 우울증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고] 양종철 교수

 “우울증은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다... 전문적 치료 받도록 권고해야”
 

 우울증은 뇌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때문에 기분 조절이 되지 않고 계속해서 가라앉는 질환이다. 정신력으로 이겨 보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고 오랫동안 혼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마음을 굳게 먹기만 하면 낫는다는 식의 말은 환자에게 부담과 비난으로 작용하여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환자의 괴로움을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빨리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권고해야 한다.

 또한 우울증의 증상으로 인한 환자의 변화(짜증, 게으름 등)를 비난하지 않고 차분히 대화를 나누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섣부른 충고보다는 친구의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하며 이해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자살에 대해서 언급한다면 가급적 혼자 두지 말고 즉각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정신과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좋으나 어려울 때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상담전화(1577-0119)나 지역별 정신보건센터를 이용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우울증 환자들은 신체적 질환과 다른 정신질환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동반되는 신체질환으로 당뇨병, 심장질환, 자가면역질환, 동통, 암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동반질환을 알아보는 것 외에도 갑상선기능검사 등을 통하여 기분 저하의 다른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서도 검사가 필요하다.

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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