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신당 창당은 잘된 일인가?
제3지대 신당 창당은 잘된 일인가?
  • 송재복
  • 승인 2014.03.06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말 엄청난 일이다. 안철수라는 한 사람이 한국정치의 기축을 흔들고 있다. 지난번 서울시장 출마설에서부터 대통령 출마, 그리고 새정치연합 창당추진에서 민주당과의 신당창당에까지 한국정치의 지평을 엄청나게 흔들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3김이라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이 있다면 최근의 한국정치사에는 안철수가 있는 듯하다. 그렇게 안철수는 최근의 한국정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2일에 발표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간의 제3지대 신당창당은 가히 획기적이다. 아직 정당 창당이 안 된 새정치연합이 제1야당의 민주당 뿌리를 흔들어 기초정당제폐지를 이끌어냈고, 앞으로의 새정치를 위해 서로 신당 창당을 약속했다. 자신의 영달이 아니라 정말 한국의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보겠다는 두 정당간의 합의는 한국의 정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타협과 협상을 본질로 하는 정치다운 정치의 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신당창당이 주는 정치적 의미

 이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간의 신당창당에 대해 여당은 상당히 비판적이다. 야권 야합이니 또다시 안철수의 용기없는 포기라는 등의 각종 말들을 쏟아낸다. 그러나 여당은 말은 그렇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고민스러워한 듯하다. 기초공천제폐지를 대통령 공약으로 내놓고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감내하기 어려운데 야권은 이를 지켰고 통합신당으로 새정치를 한다고 하니 말이다. 사실 기초공천제폐지는 많은 국민이 원하는 주장이다.

그동안의 폐해를 정치인들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대통령의 공약으로 폐지를 선언한 것이었다. 그러나 여당은 정치적 계산에 의해 이를 묵살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에서 우리가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은 최소한 국민과의 정치적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새정치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신당창당으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간의 타협과 협상은 아주 값지다. 심지어 정치에 싫증 난 사람들도 무엇인가 새로운 기대를 하게 하는 결단이기 때문이다. 이는 신당창당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지난 3일 조사한 바에 의하면 통합신당의 지지율은 35.9%, 새누리당은 40.3%, 리서치뷰가 조사한 결과는 통합신당 41.0%, 새누리당 43.3%를 보여 통합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 국민들은 그동안의 지리멸렬한 민주당의 정치행태와 항상 머뭇거리며 뭔가 보일락 말락하는 새정치 세력 간의 보다 새로운 변화를 환영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기존의 정치과정에서 야권연대나 1991년에 있었던 3당 합당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어왔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간의 신당창당에 대해서 국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만큼 국민들은 새정치에 대해 갈망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비록 양당 간의 합의는 각각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 있지만 새정치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결단을 내렸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보여준 타협과 협상을 통한 신당창당은 한국정치의 새 역사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한국정치가 살아있고 가능성의 예술(art of possibility)을 보여준 사건이다.

 
 신당이 가야 할 방향

 국민의 기대가 큰 이러한 신당창당은 어떻게 가야 하나. 일부에서는 시작하기 전부터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6.4지방 선거와 관련하여 서로간의 지분 챙기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판단한다. 그러나 신당창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성공하려면 우선 참신성을 가져야 한다. 과거의 통합창당에서와 같이 단순히 당끼리 나누어먹기식의 이해관계가 작용하여서는 실패한다. 통합신당이 추구하는 것은 새정치이다. 새정치에 맞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정치스타일도 바뀌어야 한다. 정치인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 스스로 가진 특권이나 기득권을 내려놓고 공공의 선을 위해 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직업으로서 정치를 위해 책임감과 열정 그리고 균형감각을 갖춘 정치인이 되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송재복<호원대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