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상의 초등 글짓기] 봄 / 무대에 서는 즐거움을 누려라
[유현상의 초등 글짓기] 봄 / 무대에 서는 즐거움을 누려라
  • 소인섭 기자
  • 승인 2014.03.0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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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복흥초등학교 3학년 이지인

 따뜻따뜻한 봄이 왔어요.
 꽃이나 곤충이 많은,
 아름다운 계절.

 강과 나무가 가장 돋보이는
 멋있는 계절.

 마음이 따뜻해지고
 기분도 따뜻해지는
 신기한 계절.

 

 무대에 서는 즐거움을 누려라
-정읍서초등학교 6-2 장승혜

  6학년이 끝나고 있다. 6년 동안 날마다 다니던 학교가 머지않아 안녕이다. 오늘은 눈이 내렸다. 어제 밤에도 눈은 내려 아침에 학교에 가니 운동장이 새롭다. 운동장 바닥에는 새하얀 눈이 덮혀 있고, 나무 위에도 쌓여 있다. 학교 가는 길 애들은 눈을 똘똘 뭉쳐 서로서로에게 맞추며 낄낄 거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눈싸움 하는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 애들이 애기 같다. 이제 중학생이 되면 눈이 와도 그냥 밟고만 갈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해도 나는 해마다 11월이 되면 연봉제가 생각날 것이다. 연봉제는 우리 초등학교의 학예회다. 전교생이 보여주고 싶은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서서 친구들과 부모님들께 보여주는 행사다.

  지난 11월 6학년 마지막 연봉제의 사회를 보았다. 우리 학교는 전교회장과 부회장이 사회를 본다. 나는 전교회장으로써 2013년 연봉제 사회를 맡았다. 사회를 볼 때 한복을 입었다. 우리 학교는 지금까지 한복을 입고 사회를 보는 것이 연봉제의 전통이여서 한복을 입었다. 저고리는 노란 색, 치마는 분홍색이였다. 유치원을 졸업한 뒤 처음으로 한복을 입었더니 정말 어색하고 옛날 생각도 났다. 사회를 보면서 긴장감 때문에 입이 말라 텁텁했고 계속 말을 하다 보니 목이 아프기도 했다. 또, 계속 서 있어서 다리가 너무 아팠다. 그래도 내가 맡은 일이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사회를 보다가 관악부 연주를 하고 우리 반 친구들과 춤을 추는 등 많은 무대를 보여 줬다. 관악부는 우리 학교의 자랑거리중 하나이다. 악기는 클라리넷, 알토색소폰, 테너색소폰, 트럼펫, 트럼본, 바리톤, 튜바 등등의 악기가 있다. 아침마다 관악부실에 가서 연습을 하고 점심을 먹고 가서 또 연습을 한다. 나는 관악부에 가기 싫을 때가 많았다.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가서 클라리넷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꾹 참고 가서 연습을 한다. 그 덕분에 클라리넷 음률은 곱고 부드러워졌다. 무대에서는 동해행진곡, 엘빔보, 빠빠빠 세곡을 연주했다. 갑자기 박자가 빨라져 당황 했다. 그래도 우리를 지휘 해 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안정된 박자를 찾아 연주를 했다.

  춤을 연습해 무대에 서는 학년과 반이 많았다. 또는 노래도 함께 준비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학년 동생들이 춤을 추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나도 우리 반과 함께 무대에 섰다. 우리는 써니라는 곡으로 춤과 노래를 했다. 처음에는 ‘대박사건’ 이라는 곡으로 하려고 했는데 영어말하기 대회 때 써니로 일등을 해서 연봉제때 한 번 더 했다. 근데 나는 싫었다. 또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데 똑같은 걸로 했기 때문이다. 대박사건은 B.A.P라는 남자 아이돌이 부른다. 춤도 쉽고 반복되는 게 많아서 우리반애들한테는 반응이 좋아 연습도 많이 했는데 선생님 마음대로 바꾸어서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나는 노래를 불러야해서 창피했다. 춤은 여러 명이 추고 노래는 네 명만 불러 더 창피했다. 전교생들과 학부모님들, 선생님들이 나만 쳐다볼 것 같았다. 가사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을 쪼개 불러보고 연습해서 무대에 섰을 때는 박수소리가 커서 자랑스러웠다.

  어른들은 중학교에 가면 공부를 더 많이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 나는 중학교나 초등학교나 공부 뿐만 아니라 축제도 중요하게 쳐주었으면 좋겠다.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이 무대에 서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준다면 학교 다니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 선생님들께서도 수업준비와 개인적인 업무에 바쁘지만 같이 의견을 모아 하나가 되어 한 작품을 만들어 발표하는 과정이 긍정적 효과를 많이 가져온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활동을 귀찮고, 창피해 하는 학생도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매일 교실에 틀어박혀 수업 듣고 공부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우리 담임선생님께서 성공하는 사람의 특징 중에 하나가 몸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열심히 노력해서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서면 인정받아 좋은 것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뿌듯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그러니까 후배들은 기회가 오면 무대에 서는 것을 꺼려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반응과 참여를 했으면 좋겠다.

 

  <심사평> 

 각 단락끼리 서로의 관계가 잘 구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지요. 두 단락을 한 단락, 또는 한 단락을 두 단락으로 쓰게 되면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복흥초 3학년 이지인 어린이의 ‘봄’ 동시는 봄이 오면 그 동안 움츠려 들기만 했던 겨울에서 깨어나 밖으로 뛰쳐나오고 싶고, 날씨도 따뜻해지고, 새싹도 돋아나는 모습을 보면 어쩐지 큰 꿈들이 피어날 것 같지요. 아이들도 무조건 어디든지 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온 세상을 다 안을 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봄의 느낌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내용이 아닌 나만이 느낀 봄을 중심으로 쓰면 더욱 실감이 납니다.

  정읍서초 6학년 장승혜 어린이의 ‘무대에서의 즐거움을 느껴라’ 생활문은 가슴에 뭉클합니다. 그 동안 정들었던 모교를 떠난다는 아쉬움과 그 동안 아름다운 추억이 담긴 초등학교 시절이야기를 재미있게 표현했군요. 아울러 중학교 시절에 대한 걱정도 나타나있지요? 당연하지요, 중학교에 가면 해야 할 일도 많고 그 만큼 책임도 따른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는 믿음이 갑니다. 그러나 그 만큼 보람도 있어요. 구성력이며, 문장력이 훌륭합니다 단지 주제가 좀 구체적이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이 글은 모든 사람들이 읽기 때문에 표준말로 표현해야 함도 생각해야 합니다.

 <유현상·전북과학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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