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과 무주, 그리고 전북
소치올림픽과 무주, 그리고 전북
  • 이경신
  • 승인 2014.02.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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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뻔했다’라는 말이 있다.  소치올림픽을 보면서 이 말이 두고두고 가슴을 아리게 했다. 2014 소치올림픽은 그 화려한 개회식과 폐회식까지 감동의 드라마였다. 엊그제 끝난 폐회식을 보면서 어쩜 저렇게 아름다운 연출을 할 수 있을까, 첨단 영상쇼와 그 내용까지 놀라움 자체였다.

  폐회식 도중 오륜기가 내려지고 2018년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에 전달되면서 메인 화면에 see you in pyeongchang 이 등장할 땐 가슴 벅찬 기대와 질투심 같은 약오름이 복잡하게 교차됐다. 바로 저 자리에 평창이 아닌 무주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진한 아쉬움이 마음을 복잡하게 한 것이다.

  사실 동계올림픽 유치의 원조는 무주와 전라북도였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무주-전주에서 개최키로 결정 되면서 국내 최초로 세계적인 동계대회를 우리 전북에서 치러낸 것이다.

  1997년 1월24일부터 2월2일까지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무주와 전주에서 총 48개국 1,406명의 선수가 참가해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면서 당시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커다란 이정표가 됐다.

  199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향토기업인 쌍방울이 무주리조트를 개발하면서 가능했던 일이고 전주에 빙상 경기장이 신설되면서 전주-무주 리조트간 도로개설 및 확장 등 전주와 동부권 개발에 큰 획을 그었다.

  이후 당시 유종근 지사는 무주의 국제공인 규격 스키장과 전주 빙상경기장이 있어 동계올림픽 개최가 가능하다고 판단, 국내 최초로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이었다.

  그리고 1998년 7월 전주-무주 동계올림픽 유치 신청서를 대한올림픽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그런데 2000년 10월 강원도가 올림픽 유치에 뒤늦게 뛰어들어 전북과 강원이 2파전 양상이 전개돼 2년여의 치열한 경쟁과 대립 끝에 2002년 5월 대한올림픽위원회는 표 대결을 벌여 강원도의 손을 들어 주었다.

  대신 2010년 대회를 강원도가 단독 유치하되 실패할 경우 2014년 동계올림픽은 전북에서 단독 유치토록 결정하고 양 지사가 이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03년 7월2일 체코 프라하의 IOC 총회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캐나다 밴쿠버로 결정해 평창 유치에 실패하자 강원도 지사는 다음날 바로 2014년 동계올림픽 재추진을 천명함으로써 전북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당시 전북 도민과 무주군민들은 일제히 강원도를 성토하고 무주유치 약속을 이행하라며 그해 여름 뙤약볕도 마다하고 강원도까지 도보로 천리행군을 강행하는 등 무진 애를 썼던 기억이 선명하다.

  전북도민과 무주군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한올림픽위원회는 2014년 올림픽 유치권을 다시 평창을 만장일치로 밀어줬으나 또 다시 러시아 소치에 빼앗기고 3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권을 따내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오륜기를 인수받은 것이다.

  그래서 전북은 어찌보면 낙후를 탈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할 뻔하다’만 꼴이 된 것이다.

  올림픽을 보면서 우리 전북도 과거 그러한 때가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가득한데 최근 전북의 현실을 보면 아예 꿈과 희망도 없는 지역이 된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

  혹자는 새만금에만 매달려 오직 새만금 타령만하고 있다고 비아냥 거리고 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옛날 타령이나 새만금 타령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때는 도세(道勢)가 꼴찌였던 강원도가 3수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듯이 우리 전북도 이젠 뭔가 해보겠다는 당찬 포부와 의지를 끌어내고 가슴 가슴마다 불을 지펴야 한다.

  그 계기가 이번 6.4 지방선거이고 남녀 불문하고 전북을 확 뒤집어 놓을 후보가 당선돼 전북이 요동치는 모습을 꼭 한번 보고 싶다.

 이경신<(사)전라북도 방범연합회 여성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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