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와 소치 동계올림픽
내 친구와 소치 동계올림픽
  • 서정숙
  • 승인 2014.02.24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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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초등학교 시절 친구 10여 명을 40여 년 만에 만났다. 그 친구들 중에 대장암에 걸린 남편을 수발하는 친구의 이야기다.

 그 친구는 자기 남편을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하면 ‘분노와 부정’의 아이콘이라고 했다. 남편 집안은 부정적인 분위기이며 10년 전 사업의 파산으로 그 아이콘은 더 심해졌다고 한다. 일 년여 전 남편은 대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아 절망했지만, 친구는 절망 속에서도 긍정의 아이콘으로 바뀔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연출을 공부하며 프랑스인과 결혼하여 살고 있는 딸의 꿈에서 엄마가 긴 치마를 입고 부엌일을 하는 뒷모습이 너무 추워 보여 뒤에서 꼭 안아줬다는 딸의 전화를 받고, 삶을 뒤돌아보니 친구의 결혼생활은 매우 추웠답니다. 친구로서는 엄마가 유일했을 정도로 적응을 못 했던 딸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보니 아빠의 부정 아이콘과 엄마의 추운 결혼생활이 그대로 딸의 피 속에 흐르고 있었음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일 년 동안 남편이 암과 싸우면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감사하길 시작했고,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와 기쁨을 표시하여 주위 사람들도 기쁨으로 남편을 대하게 되어 부정의 아이콘인 남편이 긍정의 아이콘으로 변했다. 친구 또한 늘 추웠던 남편과의 관계가 지금은 매일 날마다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하면서 내가 변하니 주위의 행복한 사람들이 보이더라고 말했다. 우리 부부의 변화된 모습을 본 딸도 마찬가지로 변화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부정의 아이콘은 모든 충돌과 마찰이 내 탓이 아닌 남의 탓을 하고, 내가 아닌 남을 변화시키려고 하고, 변화되지 않는 남에 대해서 분노가 치밀고, 본인이 불행하므로 주위에 행복한 사람들이 보이질 않고 매사에 부정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긍정의 아이콘은 모든 불찰이 내 안에 있으므로 내 안에 있는 그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나님과 묵상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싸움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게 되면 남이 변화되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하게 되고 결국 나를 있게 한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함을 하게 됨을 경험했다고 했다.

 2월 24일 새벽 소치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벌이고 폐막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로 귀화하여 3관왕이 된 안현수는 러시아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겼고 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반면 피겨여왕 김연아의 은메달 획득은 불행하게도 심판의 판정에 대한 불만과 결과에 승복할 줄 모르는 국민들로 언론이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정작 김연아 자신은 올림픽 경기를 즐겼다고 했고 즐김의 결과가 은메달 획득이고 판정의 결과에 순응한단다. 스포츠는 규칙에 순응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고 결과에 대한 불만은 정해진 절차를 밟아 해결해야 한다.

 판정은 결국 사람이 하는데 주관이 포함될 수밖에 없고 패배한 쪽은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과연 소치에서의 김연아가 평창에서는 없을까? 스포츠뿐 아니라 삶 자체가 규칙을 지키며 더불어 사는데 우리는 어린 김연아의 입과 행동을 통해 그 교훈을 얻는다.

 내 친구는 결국 부정의 아이콘 주위에는 부정과 분노만이 몰려들고, 긍정의 아이콘 주위에는 감사와 행복이 몰려들게 되더라고 하면서,

 “친구야, 결국 내가 보는 대로 되더라.”라고 말을 맺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살아야 할까?

 서정숙<전주기전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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