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검정권 지방정부 이관 안된다
역사교과서 검정권 지방정부 이관 안된다
  • 이용엽
  • 승인 2014.02.19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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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일간지의‘역사교과서 검인정 권한 지방정부로 이관해야’기고를 읽고 황당한 마음 금할 수 없어 반론코저 한다. 내용인즉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역사를 배워왔지만 정작 우리고장의 역사는 알지 못한다. 역사시간에 우리지역 즉 전라북도나 호남지역의 역사나 인물 그리고 중요 사건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없었다. 예를 들자면 조선왕조에 있어서 전라도의 지위나 역할은 물론이거니와 식민지 시기 이 지역의 3.1 만세운동이 어느 고을에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었고 지역 독립운동가에 대해서 배운 적이 없었다. 더욱이 마한이나 백제사는 물론이고 지역의 사상이나 문화예술 분야의 특성이나 전통에 대한 관심이 있어도 역사교과서가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 어떻게 마한이나 백제사를 제대로 알 수 있겠으며 중고등학교에서 검인정 교과서 권한을 지방 정부로 이관하면 제대로 실력이 향상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도 초등학교 3학년 지역 교과서를 시. 군 교육청에서 발간하고 4학년 교과서는 도교육청에서 발간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1년에 몇 권씩 지역 자료를 발간하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 간의 이해관계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어 시·군 간 분쟁이 일어나고 있어도 조정할 길이 없어 문제가 심각한 실정에 있다. 남북이 분단되고 영. 호남이 대립 각을 이루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지방정부에서 교과서를 편찬 한다면 남북이나 동서화합은 어렵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중앙 정부 중심의 역사 교육은 지역사 부진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지방사에 대한 전문연구자의 부족을 가져왔다. 지금도 각 지역의 지방사나 향토사 연구가 대부분 전문연구자나 역사 교사가 아닌‘향토사학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맡겨지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문연구자란 무엇을 중심으로 구분하는지 박사, 또는 대학 교수를 칭하는 것 같은데 지역 사를 연구하는데 교수들이 해야만 한다는 논리는 무보수로 현장을 발로 뛰면서 조사 연구하는 향토사학자 들을 위로는 못할망정 폄하하는 오만한 글은 당장 취소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으로 수 십 년 간 향토사를 조사 연구하면서 많은 지역 논문과 저술 ‘우리 인삼의 발자취’, ‘전북미술대저 30년사’, ‘전북미술약사’, ‘호산 서흥순의 생애와 예술’, ‘전북지역 추사 김정희 금석문 연구’, ‘전북진안주천 와룡암 연구’ 등 많은 글을 남겼는데 ‘역사교과서 검인정 권한 지방정부로 이관해야’의 필자는 지역 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지역사의 논문이나 저술을 얼마나 남겼는지 궁금합니다.

 지역 사 연구는 중앙정부를 탓하기 이전에 지역 대학에서 지역사학과 증설이 어려우면 연구소라도 개설하여 연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지, 예를 들면 안동은 적은 도시지만 안동대학교에서 ‘안동’이란 잡지를 발간하여 안동의 지역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귀 대학에서 지역사 연구에 필자나 교수님 들이 논문이나 저술을 과연 몇 편이나 발표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지역 향토사 연구자들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지역 사(향토사)에 대한 이사장님을 비롯 전문연구자(교수)들과 지상토론을 제안 하고자 한다.

 이용엽<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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