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남 신임 전주지방법원장 취임
박형남 신임 전주지방법원장 취임
  • 박진원 기자
  • 승인 2014.02.13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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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취임한 신임 박형남 전주지방법원장은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 도민과 재판부 내의 소통을 통한 신뢰받는 법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산 출신인 박 원장은 전북의 아들이라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26년의 법관 생활 끝에 전주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한 박 원장은 진심과 열정을 다해 지역사회 발전에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

박형남 전주지방법원장은 “민원인의 고충을 들어주고 내면까지도 이해하는 자세로 도민의 갈등과 고충을 해소하는 열린 법원상을 정립하겠다”며 “신뢰받는 법원이 될 수 있도록 지역민과의 소통을 통해 최상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임 박형남 전주지방법원장의 부임 소감과 법원 운영 방침에 대해 들어본다.

-전주지방법원장 취임 소감은?

▲초대 대법원장을 지내신 가인 김병로 선생을 비롯해 법조 삼성의 터전인 전주지방법원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의 고향 전주에서 법원장으로 부임하게 돼 가슴 벅차고 뿌듯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전북에서 태어난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전북의 아들로서 법원장의 역할에 충실하고 전북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군산과 전주 등 도내에 연고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회는?

▲법관 생활 26년 만에 고향인 전북으로 오게 됐습니다. 전주에 들어오는 순간 너무도 포근하고 가슴이 벅찼습니다. 서정주 시인은 자기를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비유하면 저를 키운 것은 군산의 서해바다, 호남평야의 넓은 들, 노송대(전주고)의 반딧불입니다.

전북출신이라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도민을 위해 진심과 열의를 다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법원장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법원 운영방향은?

▲도민에게 신뢰받고 사건 당사자, 재판부 내부 간 소통한 통한 합리적 재판문화 정착에 앞장서겠습니다. 사법부가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은 권력도 권위도 아닌, 국민의 신뢰입니다. 신뢰받지 못하는 법원은 모래로 쌓은 성처럼, 작은 물결이나 가벼운 바람에도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판은 그 결론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합니다. 법리에 부합하고 논리에 흠이 없는 결론이라도, 당사자가 절차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승복을 이끌어 낼 수 없습니다. 당사자의 말을 경청하고 그 마음을 헤아리는 법관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법원은 갈등을 해소하는 곳입니다. 재판부와 당사자 사이에 소통이 잘 이뤄져야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판부와 참여관, 실무관 사이의 소통이 잘 이뤄져야 사건이 효율적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소송당사자는 피고인, 사법관련 민원인들 대부분은 삶의 무게에 지쳐 있거나 절망하는 상황에서 법원을 찾습니다. 우리 법원이 당사자를 따뜻한 가슴으로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재판을 담당한 법관이 사전에 사건을 분석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법원 청사 이전문제가 전주지방법원의 현안문제 중 하나인데, 앞으로 추진은?

▲비좁고 낡은 청사로 인해 민원인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법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법원의 제1과제로 삼고 이전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2016년 상반기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만성지구 법조타운 부지를 인도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사, 전주시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가능한 시기를 앞당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법원에서 각종 지침이 되는 연구를 많이 하셨는데, 기억에 남는 연구가 있다면?

▲서울고등법원 행정부 재판장으로 근무하면서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에서 숨진 사람의 가족, 직장 동료에 대한 면접과 주변조사 등 심층분석을 통해 자살의 원인을 규명하는 이른바 심리적 부검을 최초로 실시해 억울함을 풀어줄 길을 열었습니다.

공정거래법 판례선집 발간을 통해 공정거래법 관련 법률 문화발전에 기여한 연구도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형사절차상 가장 획기적은 발전의 하나로 평가받는 영장실질심사제도에 관한 대법원규칙과 예규를 정비해 불구속재판 원칙 실현을 앞당긴 점도 좋은 연구로 평가 받았습니다.

-재판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26년간의 법관 생활 동안 수많은 사건을 접했지만, 굳이 기억에 남는 사건은 위장간첩 이수근 친척의 국가보안법 위반 재심입니다. 30년 만에 간첩 혐의를 푼 고인과 가족을 보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결혼 파탄에 책임 있는 의사가 처가에 지참금을 청구한 사건에서 인륜과 사회상규에 반한다고 선고한 사건입니다. 결혼 파탄의 책임이 있는 자가 지참금 지급 각서를 이용해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각서의 효력 이전에 사회상규와 인륜에 반한다는 것입니다.

6급 공무원이 자살해 가족이 공상 인정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사건에서 자살을 원인으로 한 업무상재해 사건에서 국내 최초로 심리적 부검을 실시해 공상을 인정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심리적 부검이란 전문가가 망자의 친지, 친구 등 주변 인물을 통해 당시 상황을 고려해 사망의 원인을 찾는 것입니다.

-평소 생각하시는 법관의 자세는?

▲조선의 선비 연암 박지원은 글을 작성하는 방법론으로, 법고창신(法古創新) 이론을 주장하였습니다. 옛것을 모범으로 삼되 변통할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내되 법도가 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개개 사건에서 결론을 내리거나 사법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종전 판례나 실무 관행의 정당성과 적정성을 재음미하면서, 지금 여기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성찰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미 생활은?

▲물론 전주비빔밥, 콩나물국밥 등을 좋아합니다. 요즈음 저녁때나 주말에 인문학 관련 서적을 보고, 산책이나 가벼운 등산을 많이 합니다.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소재 관사 주변에 전주천이 있어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어 행복합니다. 남부시장까지 5km 남짓으로 알고 있는데, 시간 날 때마다 걸어볼 생각입니다.

-끝으로 도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 법원은 도민을 위해 존재합니다. 따라서 도민을 위한 법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재판에 있어 판사는 명창이 되어야 합니다. 전주지방법원 판사 모두가 명창이 될 수 있도록 명창을 돕는 고수가 되어 추임새를 넣겠습니다. 도민과 함께하는 열린 법원이 되겠습니다. 협소한 법원 청사로 인해 지역민의 불편이 크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고 아낌없는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박형남 전주지방법원장 프로필)

박형남 전주지방법원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연수원 14기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민사, 가사, 행정, 소년, 형사 등 모든 부문에 정통한 법관으로 통한다. 또한, 법원 행정처 송무심의관 등 법원 행정에도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다. 영장실질심사제도 연구, 공정거래법 판례선집 발간 등 법제도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연구하는 법관으로 통한다.

-1960년 전북 군산 출생

-1978년 전주고 졸업

-1982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88년서울형사지법 판사

-1990년 서울민사지법 판사

-1995년 서울가정법원 판사,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2000년 춘천지법 원주지원장

-2001년 사법연수원 교수

-2006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2008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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