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노인복지관 실버마술봉사단의 따뜻한 재능나눔 현장
익산노인복지관 실버마술봉사단의 따뜻한 재능나눔 현장
  • 최영규 기자
  • 승인 2014.02.06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익산노인복지관 실버마술봉사단 홍인식 단장과 홍신자 총무가 마술공연을 마치고 유치원 아이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여기 빨간 스카프 보이죠? 감쪽같이 사라질 거니까, 황소처럼 눈을 크게 뜨고 봐요!"

 지난 4일 익산시 신동 뽀뽀뽀 유치원. 백발의 한 마술사가 주먹에 작은 천을 밀어 넣자 60여명의 아이들이 일제히 그의 손을 따라 시선이 움직인다. 입김을 불어넣고 '하나, 둘, 셋~'을 외치자 천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신기함에 아이들의 입에선 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날 무료 마술공연을 선보인 이들은 익산노인종합복지관 실버마술단원들.

 2011년 1월 결성된 이들은 현재 10여명이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능숙한 솜씨를 뽐내는 홍인식(76, 남) 단장과 총무 홍신자(73, 여) 씨의 마술이 일품이다. 마술 경력 3년차의 두 사람은 친인척 관계로 일명 '홍남매'로 통한다.

 이들은 노년에 배운 마술에 푹 빠져 지역 도서관과 노인대학, 어린이집, 유치원, 축제현장 등을 누비며 무료공연을 펼치고 있다.

 홍 단장은"2012년부터 작년까지 아마 마흔세 번 공연을 했을 것"이라며 "이게(자원봉사 증명서) 종이 한 장이고 받아서 큰 혜택을 누리는 건 아니지만, 그동안 얼마나 공연했나 세어보면 괜히 마음이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을 하다 은퇴한 후 연극, 인형극, 마술 공연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특히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성인대상 공연에서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23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총무 홍신자 씨는 손주들과 어떻게 하면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마술에 입문하게 됐다.

 그녀는 마술이 노인들에게 꽤 매력적인 취미라고 말한다. 그는 무대에서 어색함을 극복하기 위해 하루 1~2시간씩 거울을 보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난이도 높은 마술은 아니지만 꼬마 청중들의 웃음에서 생의 활력소를 찾는다는 은발의 홍남매, 이들의 따뜻한 공연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익산=최영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