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극복에 힘을 모으자
조류인플루엔자(AI) 극복에 힘을 모으자
  • 황의영
  • 승인 2014.02.05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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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는 말이 요즘 시중에 유행한다.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모 방송국 주말연속극 극중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이 시대에 흔치 않은 4대가 한 가정에서 같이 살면서 일어나는 갖가지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이 가정의 가장 어른인 할머니가 자주 써서 크게 유행되고 있다. 이 연속극에서 얘기하듯 요즘 우리 주변에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라고 할 만한 큰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어 국민들이 경기(驚氣)를 일으킬 정도다.

밖으로는 침략을 부인하며 타국영토를 자국영토라고 우겨대는 일본 때문에 속을 앓고 있으며, 안으로는 금융기관의 고객정보 유출로 국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여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니 6.25의 참상을 겪어 못한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복잡한 상황을 빗대어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고 하는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지난 1월 16일 전북 고창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다음 날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AI 발생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열 사흘만인 1월 29일 열여섯 번째로 경남 밀양의 토종닭농장에서 발병의심이 신고됐었는데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 행정당국, 축산농가, 농·축협, 국민들의 확산방지를 위한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남, 충청, 경기를 넘어 영남으로까지 AI가 확산하고 말았다. 2007년 AI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농업인들과 같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예방활동을 하던 생각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 때문에 설명절도 잊고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을 관계자들을 생각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조류인플루엔자(AI, 조류독감)는 조류(鳥類)에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주로 닭과 칠면조 등 가금류에 많은 해를 입힌다. 병원성(病原性)에 따라 고(高)병원성·약(弱)병원성·비(非)병원성 3종류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고병원성은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리스트 A등급으로, 한국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증상은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체로 호흡기 증상과 설사, 급격한 산란율 저하로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볏 등 머리부위에 청색증이 나타나고, 안면에 부종이 생기거나 깃털이 한 곳으로 모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1936년 이후 발생하지 않다가 1983년 벨기에·프랑스 등 유럽에서 발생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약병원성을 비롯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6년에 이어 2003년, 2007년을 비롯하여 한두 해 간격으로 발생하여, 온 국민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번 겨울을 잘 넘기는가 싶었는데 결국 고창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AI가 발생하면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는 발생지역으로부터 일정거리 이내의 모든 가금류를 매몰하는 등 살처분(殺處分)한다. 발생국가에서는 가금류를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 일정기간의 잠복기간이 있는데 이때는 감염 여부를 모르기 때문에 감염농장에 사람과 차량이 드나들고 감염된 가금류의 이동을 통제할 수가 없어 그 확산을 막기가 쉽지 않다. 즉 감염이 확진돼서 예방활동을 전개하는 것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격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예방활동을 하지 말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만큼 예방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예방활동을 전개해야 실질적으로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병이 발생하기 전에 발병(發病)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이번에 발병한 AI의 발병 원인을 철새에 의한 감염으로 유추(類推)하고 있다. 이번에 최초로 발생한 농장 가까이에 겨울철새가 날아드는 저수지가 있고 이곳에서 죽은 철새가 AI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매년 AI의 발생이 예상되는 시기가 오면 철새도래 저수지와 저수지 인근의 가금류 농장을 소독하고 사람들의 출입을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병이 확인되면 잠복 기간에 발병한 농장을 드나들었던 사람과 물자의 입출 상황을 추적하여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감염되지 않은 농장에 대하여는 더욱 철저히 소독하고 사람과 물자의 출입을 더욱 철저히 통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과거의 사례를 보면 AI가 발생하면 가금류의 소비가 뚝 떨어졌다. 그러나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의 가금류는 엄격히 통제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AI가 발병하기 전과 같이 닭고기 등 가금류를 애용하여도 하등의 문제가 없다. 불이나면 우선 모두 합심하여 불을 꺼야 한다. 더 이상의 AI 확산을 막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우리 모두 예방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요즘 난리 중의 하나인 AI가 조속히 극복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하자.

 황의영<전 NH무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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