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발전과 메갈로폴리스전략
전북발전과 메갈로폴리스전략
  • 김동영
  • 승인 2014.02.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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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는 ‘크다’라는 그리스어와 ‘도시’라는 그리스어의 합성어로 여러 개의 대도시가 연결된 도시 지역을 일컫는다. 메갈로폴리스는 그리스의 장군이자 정치가인 에파메이논다스가 스파르타를 견제하기 위해 새로운 동맹을 결성하고 건설한 큰 도시의 이름이었다. 이를 현대적 용어로 사용한 사람은 프랑스 지리학자 고트만(Gottmann)으로 규모가 큰 독립적인 대도시의 성장 효과가 주변에 있는 작은 도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점점 더 크게 합쳐지면서 확장된 도시지역을 일컫는 말로 사용하였다. 그는 미국 북동부의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 등 대도시와 대도시 주변의 도시화한 지역을 일컬어 메갈로폴리스라고 명명하였다.

 최근 국내에서도 메갈로폴리스가 지역발전의 주요한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서울을 중심으로 인천과 수원으로 연결되는 수도권 메갈로폴리스는 베이징, 텐진, 허베이의 환발해지역이나 도쿄, 오사카의 도카이도지역 등 전 세계의 메갈로폴리스들과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을 중심으로 포항, 울산, 김해, 창원, 거제, 여수, 광양으로 연결되는 썬벨트지역의 동남권 메갈로폴리스가 부상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충청권은 통합청주, 세종, 대전을 연결하는 중부권 메갈로폴리스전략을 들고 나왔다. 충청지역이 수도권 통합전략이 아닌 독자적 메갈로폴리스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의 메갈로폴리스전략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이 바로 전라북도이다. 경기와 인천지역은 수도권으로, 전남은 동남권으로 편입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충청은 독자적인 중부권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라북도는 어디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독자적 메갈로폴리스전략을 펼칠 수도 없는 사면초가의 형세이다. 이제부터라도 전라북도가 전국적 메갈로폴리스전략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북 메갈로폴리스전략의 1단계는 집중을 통한 메가시티를 건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라북도의 지역발전전략은 균형발전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도시가 집중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견제하게 된다. 그 결과 동부권과 서해안권에는 허브역할을 할 도시가 없고, 전주로 탄소산업을 집중하기보다는 완주로 분산시키려 한다. 하지만, 전 세계는 이미 국가단위를 넘어 도시단위로 경쟁하고 있다. 30개의 거대 메가시티가 전 세계 GDP의 23%를 창출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경제권은 오사카 중심의 일본과 부산의 동남권이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상하이중심의 중국과 전북의 서해안권이 또 하나의 경제권이다. 그런데 전라북도는 중국의 상하이나 소주와 맞먹는 대도시가 없다. 고트만이 목격한 것처럼 대도시의 성장이 주변도시로 연결되어 커다란 도시권으로 발전해야 하지만 전라북도에는 메가시티가 없다. 전라북도가 전국적인 메갈로폴리스전략에서 살아남으려면 가장 먼저 인구 100만명 이상과 독자적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을 정도의 대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에야 다른 대도시와의 연계전략을 모색할 수 있고 환황해권의 경제권을 주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북 메갈로폴리스전략의 2단계는 충청권과 연계를 통한 중부권 메갈로폴리스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리적 연계로서 호남권보다는 환황해권과 수도권으로의 진출을 위한 충남과의 중부권형성이 전북발전을 위해 이익이다. 그 첫 단추는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이 될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서해안 관광벨트와 백제문화권개발사업을 강화하고, 농경문화중심의 전통문화와 동부산악을 연결하는 건강휴양관광을 연계하는 충남과 전북의 공동전략이 필요하다. 문광부가 올해 추진할 서부내륙 광역관광권 개발 연구용역에서 충남과 전북의 연계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것이 중부권 메갈로폴리스의 첫 출발이 될 것이다.

 창조계급으로 유명한 플로리다교수는 세계지식포럼에서 “도시는 균형이 아닌 집중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고 역설하면서 메가시티육성을 제안했다. 국가경쟁력을 견인하는 것은 바로 도시이기 때문에 도시간 격차를 두려워하기보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메가시티 육성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전라북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100만 이상의 메가시티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메가시티의 성장이 주변도시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메갈로폴리스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김동영<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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