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로 기적 일군 모자(母子)
자원봉사로 기적 일군 모자(母子)
  • 최영규 기자
  • 승인 2014.02.03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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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장애1급 아들 대학 진학에 이어 취업까지

자원봉사로 기적을 만든 엄마 김은숙씨가 아들 이승준군의 손을 꼭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익산의 한 모자(母子)가 자원봉사를 통해 기적을 일으켜 화제다.

 김은숙(55. 익산 모현동)씨 아들 이승준(25) 군은 6년째 자폐증발달장애1급을 앓고 있다. 이처럼 내몸하나 보호하기 힘든 이군이 남을 위해 봉사를 하고 그(봉사)로 인해 대학 진학에 이어 취업까지 하는 놀라운 기적을 선보였다.

 익산신광요양원은 6년간 한주도 빠지지 않고 봉사한 이군을 지난해 12월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이같은 기적은 이군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지극한 사랑과 봉사를 함께 해 온 엄마 김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씨는 자신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아들 이군이 어엿한 사회인이 됐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가 않는다.

 김씨 모자는 이군이 고교에 진학하면서 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군의 사회적응과 자아성장을 위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에서 온 이 제도는 봉사, 자기개발, 신체단련, 탐험 등 4개 영역을 일정기간 수행하는 자기성장 프로그램이다.

 주변인들은 자폐가 있는 이군이 과연 이 프로그램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지만, 김씨는 아들에게 도전과 성취감을 심어주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모든 분야를 함께 했다.

 이 가운데 이군은 특히 봉사에 애착을 보였다. 입시위주의 학교생활에 주눅이 들었던 이군은 매주 금요일 어르신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점점 밝아졌고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우게 됐다. 어르신들은 엉뚱한 이군의 행동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고, 이군은 그에 보답하듯 발 마사지와 색소폰을 배워 어르신들을 즐겁게 했다.

 열과 성을 다한 봉사는 이군에게 예상치 못한 두 번의 기적을 안겨줬다.

 한일장신대 신학과에 봉사 특별전형으로 입학하게 됐고 취업을 통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엄마 김씨는 “요즘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며 “봉사를 하면서 아들이 사람들과 거부감 없이 어울릴 수 있게 됐고, 상태가 좋아진 것만 해도 고마운데 이렇게 큰 선물을 받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익산=최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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