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 인디밴드의 노래 ‘염소 4만원’
138. 인디밴드의 노래 ‘염소 4만원’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4.01.07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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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동요처럼 들렸다. 그런데 자꾸 끌렸다. 노래를 들을수록 간결한 메시지에 호감이 갔다. 당장 지갑을 열어 4만원을 아프리카에 보내고 싶어졌다. 인디밴드의 노래 ‘염소 4만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흥얼거리며 노랫말을 적어보았다.

‘너희들은 염소가 얼만지 아니(몰라 몰라)/ 아프리카에선 염소 한 마리 4만원이래(싸다)/ 하루에 커피 한 잔 줄이면 한 달에 염소가 네 마리/ 한 달에 옷 한 벌 안사면 여기선 염소가 댓 마리/ 지구의 반대편 친구들에게 선물하자/ 아프리카에선 염소 덕분에 학교 간단다/ 학교 보내자.’ (인터넷 검색, 염소 4만원을 치면 노래를 들을 수가 있다.)

인디밴드의 가수들이 아프리카를 방문하여 느낀 감정을 노래로 만들었다고 한다. 약간의 불편함과 수고로움을 감내하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내용이다. 이 노래를 우리나라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모금행사를 한다면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매우 긍정적인 결과가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마도 수십, 수백 개의 학교가 아프리카에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아프리카에 학교를 지어주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곳에 가면 노랫말처럼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난과 기아,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교육의 혜택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4km이상을 걸어야 겨우 학교가 있고 그나마 있는 학교도 먼지가 풀풀 날리는 흙바닥에 앉아 공부하는 곳이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염소를 선물하자고 부르는 노래가 가슴에 와 닿았던 이유도 그들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살펴야 할 이웃들이 많다. 만약에 그러한 이웃이 눈에 띄지 않는다면 자기가 자주 다니는 곳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동선(動線)을 바꾸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이웃에는 이미 12만 가구의 조손 가정이 있다. 가출 청소년이 20만 명, 미혼모 17만 명, 학업 중도 학생이 8만 명이나 된다. 이밖에도 위탁 아동, 탈북 가정, 다문화 가족 등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보이지 않을 리가 없다.

우리의 어려운 이웃들은 기본적으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인간적인 문제라고 본다. 사람으로 대접하고 대접받는 일, 그러한 면에서 우리는 사회적 약자들의 낮은 학업 성취도, 친구 사귀기의 어려움, 편견과 차별, 자아 정체감에 대한 혼란, 건강과 심리적 안정, 가정의 회복 등과 같은 일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교의 인성교육도 이러한 맥락에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함께 나눔으로 더 큰 행복의 가치를 알도록 해야 한다. 나만 잘하면 되고,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생각이 매우 저급한 삶의 가치라는 것도 알려주어야 한다.

나눔은 상생(win-win)하는 삶의 방식이다. 받는 자도 유익이지만 주는 자에게 더 유익함이 돌아온다. 복지가 잘된 나라일수록 부자들이 기꺼이 세금을 더 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대접받고 존경받는 사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나눔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더 큰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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