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자존심을 세운 사건: JB금융의 광주은행 인수
전북의 자존심을 세운 사건: JB금융의 광주은행 인수
  • 송재복
  • 승인 2014.01.0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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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칠 전 신문지상에 놀라운 사실이 보도되었다. 전북의 JB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의 새 주인으로 등극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으로 추진되는 광주은행 인수에서 J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었다는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호남 하면 광주전남을 상징할 정도가 되었고, 대자본과 기관의 본부가 그 지역으로 흡수·이전되는 추세에서 전북권에 있는 은행이 더 덩치가 큰 광주은행을 인수하는 형상이 되었으니 믿어지지 않는 사실이다. 왜소해지기만 하고 경제, 교육, 인구 등에서 최하위 수준이며 원망하는 소리만 높았던 전북지역에서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의구심까지 든다. 광주전남과 전북간의 역류현상이 거의 없던 최근의 상황에서 볼 때 이번의 일은 전북에게도 가능성의 예술을 기대하게 된다. 그것은 비록 민간부문에서 나타난 사안이지만 전북의 자존심이라는 시각에서는 우리의 밑바닥에서부터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는 획기적인 일로서 엄청난 의미를 준다.

 전북자존심의 명암

 사실 전북의 자존심은 거의 깨질 대로 깨져 있다. 어떻게 보면 전북의 자존심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호남이지만 광주전남이 우선이고, 그렇다고 충청권과 같이 경기지역에 가까워 기업 이전이 수월한 것도 아니며, 어떻게 보면 작은 공화국과 같이 지역 사안이 중앙정부에 잘 반영되지도 않고 또 대접도 못 받고 목소리만 높여 새만금에만 희망을 걸어온 것이 우리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실제적인 통계자료에서 나타난 것에서도 우리의 자존심은 뭉개졌다. 통계청이 작년 12월 23일 발표한 지역소득 자료(2012)에 의하면 전북의 지역경제성장률은 전국 16개 시·도중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 전북 1인당 연 개인소득은 1,315만원으로 전남, 강원에 이에 최하위권에 속했다. 또 지역총생산 증감에서도 38조 3,892억 원으로 1.1%가 증가하여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한편으로 전북의 교육수준은 어떠한가. 전국 교육성적 평가에서 전북은 최하의 성적을 보였다. 경제성적표뿐만 아니라 교육수준도 전국의 꼴찌로 나타나 전북의 자존심은 그대로 뭉개졌다. 지역의 중심과 변방적인 역할을 알 수 있는 공공기관 및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지역집중도를 보면 광주전남은 55개로 87.3%인데 반해 전북은 8개로 12.7%이다. 전북은 거의 광주전남의 변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비록 광주전남에 비교되는 상대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전북의 자존심을 살리는 것이 있다는 점이다. 한해 약 600만명이 찾는 한옥마을은 박근혜 대통령도 칭송한 도시재생 모델로서 가장 한국적인 멋을 갖춘 마을로서 전북 자존심의 상징이 되었고, 완주의 로컬푸드도 생산자로부터 직거래가 가능한 자원순환경제시스템의 전국모델로서 역시 전북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더하나 추가한다면 올해도 전국 제1의 축제로 평가받은 김제의 지평선 축제를 들 수가 있다. 이러한 것들은 광주전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왜소해 가는 전북의 입장에서 볼 때 최소한의 전북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 정부 18부처에 전북출신의 장관이 한 명도 없고 국가핵심권력기관인 검찰총장, 감사원, 경찰의 최고층에 전북출신이 한 명도 없다는 불만 섞인 도민들의 목소리에도 이러한 일들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전북의 자존심에 희망을 지펴주는 것이다.

 
 전북자존심 키우기

 지역의 자존심은 지역민이 만들어가야 한다. 제도와 환경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우리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 특성화하고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 성공한 한옥마을이 그렇고, 로컬푸드와 김제의 지평선축제가 그렇다. 우리가 사람도 없고 자원도 없다는 숙명적 비관이나 남의 탓이나 한숨을 짓기보다 지역을 키워가는 열정과 전략과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입장에서 우리는 지역이 갖는 분열성과 분파성, 비판과 끌어내림의 속성을 버려야 한다. 오히려 상생과 협력으로 자존심을 키워가야 한다. 특히 전북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자체 장들의 인식은 아주 중요하다. 이들에 의해 지역의 힘과 경쟁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번 JB금융지주의 광주은행 인수는 갑오년 새해를 맞는 우리에게 어떻게 전북의 자존심을 지켜가야 하는가를 일깨워 준 좋은 시금석이다. 이를 계기로 전북의 자존심을 키워나가자.

송재복<호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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