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단체장의 정치인 동행 ‘신년 인사’
체면 구긴 단체장의 정치인 동행 ‘신년 인사’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4.01.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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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주 기자
  이한수 익산시장이 소속정당 특정 정치인들과 본청 각 사무실을 돌며 신년 인사를 하고 다닌 것과 관련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일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지역구 국회의원 및 도의원과 동행하며 본청 각 사무실을 들러 이들을 소개했다.

 그뿐 아니라 이 시장은 이들 국회의원과 도의원의 업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후 직원들의 손뼉을 유도했다.

 시장과 국회의원이 각 사무실을 돌며 인사하러 다닌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던 본청 대다수 직원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더욱이 이들이 사무실에 방문하기 10여분 전부터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매우 산만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시장은 동행한 국회의원과 도의원에 대해 노골적으로 칭찬을 이어갔다.

 이 두 정치인을 소개하면서 “그간 익산을 위해 국회와 도의회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 “특히 이 두 분은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다 해왔다.”,“앞으로 이 두 분을 잘 지켜봐 달라.”라는 등등 칭찬 일색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올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시장 체면을 구겼다는 목소리가 시청 직원들 사이에서도 강도 높게 일고 있다.

 지역 한 정치인은 “당일 시장과 공무원들이 한해를 시작하는 시무식에서 분명히 밝혔을 텐데,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자치단체장이 특정 정치인을 직접 대동하고 일일이 각 사무실을 돌며 업적을 내세우고 ‘앞으로 잘 지켜봐 달라’고 당부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또 다른 정치인은 “의전상 각 과장이 소개하고 인사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새해 첫날 바쁜 시간에 업무를 보는 각 사무실을 방문, 그것도 시장이 일일이 그들의 공적을 높이 내세우고 손뼉을 유도한 것은 뭔가 잘못돼도 한창 잘못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오는 11일 원광대 숭실기념관에서 지난 7년간 익산시를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의 저서 ‘키다리 아저씨’란 제목으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이때 지역의 많은 정치인, 또 이 시장과 함께 걸어온 가까운 지인들과 특히, 그동안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한 선거 참모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으로 보인다.

 이는 오는 6월의 지방선거에 공식 출마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이한수 시장은 그간 익산시를 잘 운영해 왔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바탕으로 익산시의 미래를 위해 3선에 도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공식 출마선언을 이미 했었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몇 개월 남지 않은 기간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라면서 자치단체장으로서의 명분 있는 처신도 요구된다.
 

익산=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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