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에서의 진보세력! 진짜 ‘진보’일까?
한국정치에서의 진보세력! 진짜 ‘진보’일까?
  • 박기영
  • 승인 2014.01.0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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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마무리하지 못했던 일들도 적지 않았고 또 다소는 아쉬었던 바가 없지도 않았겠지만 시간의 흐름은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었던 터인지라 2013년은 이미 막을 내리고 이제 다시 2014년 새해가 개막되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새해를 맞으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더욱 새롭게 각오를 다지면서 더 큰 꿈과 희망을 설계하고 들 있을 것이다.

더구나 금년 6월에는 지방선거라는 국가대사가 예정되어 있으니 그에 대한 기대와 바램 또한 어떻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새해 벽두부터 지방선거와 관련된 각종 여론조사와 보도들이 빗발치고 있고, 정치권의 발걸음 또한 바빠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소에서는 의례히 출마예상자들의 하마평이 무성해지고 있다.

헌데 그런 와중에서 우리들의 심기를 자극하고 있는 현상중의 하나가 선거참여 정당 및 출마예상자들에 대하여 ‘보수-진보’란 잣대를 들이대고 또 그러한 분류결과를 후보자 선택의 기준으로 활용하려는 속내를 암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고컨대 ‘민주’와 ‘공산’이라는 이념적 대립구조로 형성되어진 전후 냉전체제 하에서 신생독립국가인 한국은 민주주의를 국시로 채택하였었고, 또 그 때문에 한국사회에서는 ‘반공’ 이데올로기가 절대절명의 통치이념으로 행사되어져 왔던 바다.

그와 더불어 ‘90년대 이후에는 지방자치의 시행을 비롯한 민주제도의 정착으로 실질적(?) 민주화가 성취되어지면서 한국사회에는 이전과는 달리 지금껏 금기시 되어왔던 통치이념에 대한 논급과 통치행위에 대한 비판, 더 나아가 적대세력(?)에 대한 호의적인 행동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그와 같은 비판과 행동들을 전개한 사람들은 자신들을 일컬어 ’진보주의자(세력)‘라고 지칭하였고, 또그들과는 달리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적응하고 점진적 변화를 기대하며 자생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수주의자(꼴똥)‘라고 칭명하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아마도 단순화시켜서 살펴본 한국사회에서 ’보수‘와 ’진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계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데 현재적 상황에서 볼 때 전 국민에 대한 ‘보수-진보’로의 이분법적 분류방식도 문제가 되겠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른바 진보주의자임을 자칭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들이 과연 원론적 의미의 ‘진보적’ 개념과 합치된다고 해석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한 마디로 그들의 주장과 행동은 전혀 ‘진보적’인 것이라고 평가될 수 없으며, 그들이 구분하는 ‘보수-진보’의 분류양식 이른바 집권세력(새누리당)은 ‘보수요 야권은 통털어 ’진보‘라는 구분 또한 타당성이 전무하다고 하겠다.

원래 ‘보수’와 ‘진보’는 상생적ㆍ동질적 관계이지 대립적ㆍ이질적 관계가 아니며 목표(이상향)의 공유와 그에 대한 합의를 전제로 한다. 이른바 “가야할 목표에는 동의하나 지금은 안정을 위해 현상유지가 최선”이라고 확신하는 것이 ‘보수주의’며, “불안정에 대한 위험은 인정하나 목표를 향해 조금씩(점진적)이라도 전진하는 것이 최선” 이라고 믿는 것이 ’진보주의‘이다. 때문에 달을 좋아하는 것은 ’진보‘이고 별을 좋아하는 것은 ’보수‘라는 구분도 그렇지만, 한국적 정치상황에서 친북은 ’진보‘이고 반북은 ’보수‘이며 학생인권보호는 ’진보‘이고 교권보호는 ’보수‘라는 구분 역시 온당한 판단이 수반된 분류방식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한국사회에서 사고와 행동이 진보의 본질과는 합치되지 않는 사람들이 진보주의자로 칭명, 분류되어지고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진보’임을 자칭하고 있는 사람들이 민주, 자유, 평등, 균형, 복지, 발전, 통합, 안정, 성장등과 같이 높은 사회적 선호성을 갖고 있으면서 그들 행태와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어휘인 ‘진보’라는 단어를 취택ㆍ선점(先占)하여 사용한데서 연유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때문에 현재 한국정치과정에 등장되어 있는 이른바 ‘진보’세력이나 집단들은 본래적 의미의 진보주의적 인사가 전혀 아니다. 단지 그들은 정치적 목표달성을 위해 기회선택과 전략활용에 탁월한 숙련된 정객에 불과하거나, 아니면 현실수용에 미숙한 부적응집단의 일원으로 분류되어 질 수 있을 것 같다.

박기영<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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