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를 통한 일등 도민되기
기부문화를 통한 일등 도민되기
  • 김진태
  • 승인 2013.12.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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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라는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쉬움, 기쁨, 반성 등등 여러 가지 모습들이 스쳐 지날 것이다. 지난 시간에 대한 기억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연말이 되면 특히 그 감정은 평소보다 진하게 배어 나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간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도 증가한다는 것은 철로가 한쪽만으로는 그 균형이 이루어질 수 없기에 평행을 이루면서도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우리들이 안고 가야 할 인생의 명제이기도 할 것이다.

 인생에서 흔히 행복과 만족이라는 단어 앞에 잠시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누구나 행복하거나 만족한 삶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현재에 행복하거나 만족하면서 후회 없이 살아간다고 장담할 수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유와 조건들을 거론하면서 불행하다거나 불만을 늘어놓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만큼 요구하는 사항이나 만족하기 위한 조건들이 다양하고 간단치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을 하나씩 극복하면서 내일을 향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 주목받고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워낙 다양하고 많은 구성원들이 균형을 이루면서 지탱되는 것이 사회라고 볼 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역할과 의미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누구나 자신의 삶이 소중하고 무한한 가치가 있다고 자부하면서 살아가는 사회에서 나이 들었다고 소외되고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에 결국 그런 소외대상에 포함되기도 한다.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젊음에 대한 추구는 매우 강력하다. 그러기에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의 불로장생에 대한 욕심은 두고두고 회자하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물리적 젊음에 대한 편향보다 더욱 가치 있는 것이 정신적 젊음 추구라고 얘기한다. 지적 호기심이 감소하거나 정체되는 순간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지적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어린아이의 단순한 호기심과 질문처럼 우리의 인생에서 주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토대로 계속 이어지는 삶에 대한 존재 이유와 추구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런 추구와 노력이 단순히 개인적 범주에 국한되지만 않는다면 그 영향력은 서로 힘이 되고 결국 시간이 경과하면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지역, 우리들이 속해 있는 조직 그리고 사회가 변하게 되는 것이다.

 연말이면 불우이웃돕기 물품이나 성금을 전달하는 훈훈한 사연들이 줄을 잇는다. 평소 뜻이 있어도 실천하지 못하다가 한 해를 정리하는 연말이나 새롭게 한 해를 맞이하는 연시에는 나름 뜻을 세우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실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다양한 기관이나 조직에서 집중적으로 실천하기 때문에 전시성 행사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나마 실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전시성이든 일회성이든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을 비난하기보다는 더욱 많은 행사가 개최될 수 있는 여건조성도 필요하다. 이 시기만을 기대하는 소외된 이웃이나 계층이 엄연히 우리들과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기부천사의 선행이 계속 이어지고 그것을 본받는 다른 기부천사들이 계속 탄생하는 것을 보면서 하나의 제대로 된 올바른 사례가 사회에 주는 메시지의 힘을 느낀다. 사회에 파장을 불러오고 있는 대학가의 대자보 영향에 대해 놀라움을 얘기하는 사회, 그것은 곧 우리의 관심과 호기심이 여전히 새롭고 좀 더 변화되는 것을 추구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보여주는 외형적 건강보다는 정신적 발전을 추구하는 내면의 건강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부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부터 자신의 재능, 시간을 비롯한 다양한 기여에 의미를 부여하는 기부까지 그 종류를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려울 정도다. 이제 우리도 선진사회를 바라본다면 다른 나라의 기부문화를 그저 부러워하기보다는 우리들의 가까운 이웃이 가지는 어려움에 관심을 기울이고 애정을 나눠줄 수 있는 실천에 익숙할 필요가 있다. 하루하루가 지나다 보면 한 해를 정리하는 시점이 오고 새로운 시간을 흥분과 희망으로 맞이하는 시점이 오듯이 작은 실천이 쌓이다 보면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작은 것이 오히려 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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