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아니되옵니다.
전하 아니되옵니다.
  • 황병근
  • 승인 2013.12.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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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효사상이 자칫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권위주의적이고 몰아적이며 종속적으로 추종하는 맹목적인 봉건적 사상으로 오해되고 있으나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자(慈)이고 자녀가 부모를 받드는것이 효(孝)인데 효자의 도리는 인간의 천성으로부터 나오는 본성으로서 능동적인 천륜의 발로라 할것이다. 충(忠) 또한 신하가 군주를 섬기고 백성이 나라를 받들며 사랑하는것이 곧 충(忠)이라 하겠으나 맹목적인 복종을 뜻하는것은 아니다.

효경(孝經) 간쟁장(諫爭章)에 천자가 쟁신(爭臣) 7인이 있으면 비록 무도(無道)하여도 천하를 잃어버리지 않았고 제후(諸候)가 쟁신 5인이 있으면 비록 무도하여도 나라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며 아비로서 쟁자(爭子)가 있으면 그 몸이 불의에 빠지지 않았음으로 불의에 당하여서는 자식이 아비에게 다투지 않을수 없으며 신하가 임금에게 다투지 않을수 없다. 불의를 당하여서는 다투는 것이니 아비의 잘못된 명령을 쫓으면 어찌 효라 할수 있겠는가? 나아가 천자나 제후에 대하여서도 옳지못한 일에 대하여는 다투어 간(諫)해서 행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충효의 근본정신이라 할것이다.

중국의 고대 유학의 3대 사상가인 순자(荀子)는 도(道)를 쫓고 임금을 쫓지 않으며 의(義)를 쫓고 아비를 쫓지 않음은 대행(大行)이다. 그러나 복종할수 있는것을 쫓지 않으면 자식이 아니며 복종할수 없는것을 복종함은 충심(衷心)이 아니다. 공경과 충신(忠信)과 성실을 다하여 삼가서 행한다00면 대효(大孝)라 하였으며 신하(臣下)로서 바람직한 공신(功臣)과 성신(聖臣) 그렇지 못한 태신(態臣)과 찬신(簒臣)을 구별하고 있으며 충신(忠臣)은 임금을 감화 시키고 보완할수 있으며 최소한 임금의 잘못을 간(諫)하여 성(怒)나게 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했다.

중국에 시간(尸諫)이란 고사가 있는데 위(衛)나라의 사어(史魚)가 생전에 섬기던 임금 영공(靈公)에게 소인배인 미자하(彌子瑕)를 물리치고 충신인 거백옥(?伯玉)을 등용하도록 진언한 충간(忠諫)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슬퍼하여 죽은뒤에 박장(薄葬)해 달라고 유언을 한뒤 마침내 임금을 감동시켜 사어의 충간을 가납하게된 고사에서 나온말로 죽은후에도 임금을 간했음을 이르는 말이며 그후 곧은 인품을 상징하는 말로 사어의 곧은 성품을 사모한다는 직모사어(直慕史魚)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

그런가 하면 백제때 충신 성충(成忠)은 신라와의 전쟁에서 연승한 의자왕이 자만과 주색에 빠져 국정이 어지러워지자 국운의 위태로움을 극간(極諫) 하다가 투옥되여 단식중 임종직전에 상소를 올렸는데 ″충신은 죽더라도 임금을 잊지못하는 법입니다. 죽으면서 한말씀 올립니다. 시세의 흐름을 볼때 멀지않아 반드시 전쟁이 일어날것 같습니다. 군대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그 지리적조건을 잘 이용해야하는데 강 상류에서 적병을 맞이하면 나라를 보전할수 있습니다. 적군이 쳐들어오면 육로로는 탄현(炭峴 현 대전동쪽)을 넘지못하게 하고 수군은 기벌포(伎筏浦 백강)에 못들어오게 한뒤 험한 지형에 의지하여 싸우면 틀림없이 이길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결국 660년 신라군은 탄현을 넘어 수도 사비(泗批)로 쳐들어 오고 당나라는 기벌포를 지나 사비성으로 쳐들어와 의자왕은 성충의 상소를 가납하지 안했음을 크게 후회했으나 백제는 멸망하고 말았다.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실현을 역설했던 조광조는 중종반정 정국공신들의 위훈삭제(僞勳削除)를 강력히 주청하여 공신의 3/4에 해당하는 시위소찬(尸位素餐 :공신 자격이 없이 녹봉만 타먹는 자)의 무리 76명의 훈작을 삭탈하는 개혁을 단행한바 있다. . 극간상소(極諫上疏)로 인해 제주도와 흑산도에 유배를 당하면서도 부정과 불의를 척결하는데 언관으로서의 강직성을 발휘한 면암 최익현은 1868년 무진상소로 막혔던 언로를 열게 되었으며 1873년 계유상소로 대원군의 서원철폐의 시정을 극간했으나 비록 가납되지는 않았지만 대원군의 10년 집권은 무너지고 고종의 친정이 시작되는 계기를 마련했었다.

그 후로도 병자지부소 청토오적소 창의토적소 등 수많은상소로 불의를 척결하며 항일운동에 앞장서 〃전하 아니되옵니다.〃만을 외치다. 대마도에서 74세의 고령으로 단식끝에 순국했다. 국민통합과 지역간의 화해협력을 국정지표로 내세웠던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의 요직에 영남인사로 47%를 채웠으며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실종된지 오래일 뿐 아니라 타 시도는 3회내지 6회까지 방문을 하면서도 대선이 오직 전북만은 단 한차례도 방문한적이 없다. 새만금 개발청이 신설됐지만 내년도 예산은 새만금 경제청 금년도 예산의 60% 수준인 113억에 불과하며 인건비와 기본경비를 제외하면 사업비는 15억원에 불과하다.

아무래도 지난대선때 전북의 지지율 13.2%에 대한 분노의 안갚음인가? 아니면 박대통령 주변에 충간쟁신(忠諫爭臣)이 없어서 인가? 대야 관계만 해도 너무도 경직되여 융통성이 없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아무래도 충언을 드리는 사람이 없으니 이제 필자가 간언을 드리겠습니다. ″ 전하(박대통령) 아니되옵니다.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 제7조에 ″임금이 인심을 얻고자 하면 간언을 듣고 참언(讒言 : 남을 헐뜯는말)을 멀리 하는데 있다. 간언을 들으면 성군이 되고 참언이 꿀같이 달드래도 믿지 않으면 저절로 그칠것이다. 충(忠)과 간(姦)을 구별하여 바른말을 할수있게 하고 그것을 들을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지난 대선때 특급선거참모였던 김종인 진영 이상돈 이준석 등이 박대통령곁을 떠나게 된것이 혹연 충간보다는 참언이 더욱 달콤했던 결과는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됩니다. 그리고 미운자식 떡하나 더주라는 속담도 있으며 직이온(直而溫) 곧으면서도 부드러워야 하고 관이율 (寬而慄) 관대하면서도 두려워 떨게 해야 하며 지만계일(持滿戒溢) 가득해도 엄침을 경계해야함을 교훈으로 삼기 바랍니다.

황병근<성균관유도회 전라북도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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