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대안영화 작지만 값진 성과”
"독립,대안영화 작지만 값진 성과”
  • 송민애 기자
  • 승인 2013.12.18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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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전북문화 결산】 6. 영화·방송-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업영화에 밀려 저예산 예술영화 및 실험영화들의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라북도만큼은 꿋꿋하고 올곧은 발걸음으로 독립영화·대안영화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사진은 무주산골영화제.

 올해 영화계는 사상 최초로 2억 관객을 돌파하며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특히 한국영화는 올해 극장가 흥행을 이끈 ’흥행 TOP 10’ 중 8편을 차지해 그 저력과 흥행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영화계의 ‘2억 관객시대’라는 화려한 기록 이면에는, 갈수록 극심해지는 영화계의 빈부격차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안겨 있다. 기업화·대형화되는 영화산업 속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업영화에 밀려 저예산 예술영화 및 실험영화들의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전라북도만큼은 꿋꿋하고 올곧은 발걸음으로 독립영화·대안영화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전주국제영화제를 필두로 무주산골영화제와 전북독립영화제 등이 거센 풍랑 속에서도 비주류 영화와 영화인들을 끌어안아 온 터다. 주류 영화계에 맞선 이들의 남다른 발걸음은 전북이 독립영화의 집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또한, 올 한해 도내 영상·방송계 역시도 꿋꿋한 행보로 작지만 값진 성과들을 이끌어냈다. 올해의 성과를 디딤돌 삼아 내년에는 전북의 영화영상 및 방송계가 더욱 뜻깊은 결실을 거두길 바라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다.

▲ 도전과 변화 나선 전주국제영화제

지난해 내홍을 겪으며 여러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던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심기일전해 새로운 발걸음에 나섰다. 특히 낡은 관습과 오랜 정체에서 탈피하기 위한 다양한 도전과 변화가 눈에 띄었다.

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인 ‘숏!숏!숏!’의 경우 새로운 기획력을 덧대, 스타 작가 김영하의 단편소설들을 영화화하는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이는 곧 관객들의 큰 호응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극장 개봉으로 ‘숏!숏!숏!’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더불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영화궁전’ 공식 초청작인 ‘마테호른’ 역시도 공식 개봉을 확정했으며, 한국영화경쟁부문에 월드프리미어로 상영했던 ‘레바논 감정’은 모스크바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값진 성과들이 줄을 이었다.

또한 이번 해에는 영화제의 실질적인 제작을 도모하기 위해 기존의 ‘프로듀서 피칭’을 ‘극영화 피칭’이라는 명칭으로 바꾸고 형식과 공모 자격을 대폭 확대, 응모작이 지난해 2배나 늘어나는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제의 온라인 환경 개선을 위해 웹사이트의 ‘반응형 웹’을 구축 및 적용해 관객과 시민들의 편리함을 도우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안팎으로 불어닥치는 풍랑 속에서도 도전과 변화의 행보를 꿋꿋이 이어가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내년 15회 영화제에서는 한층 더 참신하고 탄탄한 기획·운영으로 독립·대안영화계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주길 기대해본다.

▲ 무주산골영화제, 시도는 의미있으나 정체성 모호

올해 전북에는 또 하나의 영화제가 새롭게 출연해 국내 영화인 및 영화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무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영화와 함께 휴식하고 힐링하는 ‘무주산골영화제’가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무주산골영화제는 정식 영화관이 없는 문화소외지역인 무주에서 지역민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밖으로는 엄선된 영화콘텐츠와 관광 및 여행 등을 결합시킨 영화축제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첫 문을 연 무주산골영화제는 가능성보다 아쉬움을 남겼다.

무주라는 천혜의 자연 속에서 펼쳐진 영화소풍은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휴식과 힐링을 선사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는 평가지만, 영화제의 모호한 정체성과 작품 선정기준, 경쟁력 미흡, 운영 미숙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영화제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영화제의 정체성과 방향부터 확립하고, 특화된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 전북, 영화영상의 도시로 도약하다

2013년 전북도는 영화영상과 관련해 다양한 성과를 거두며 영화영상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했다. 그 가운데서도 전주시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공 개최와 더불어 지역 내 영화제작의 열기로 영화 도시로서의 명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올해에는 전주에서 촬영한 영화영상들이 한국영화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영화도시 전주의 위상을 높였다. 상반기 영화 흥행 순위 5위 안에든 영화 중 전주영상위 지원작이 3편이나 오른 것.

전주에서 제작된 영화들이 큰 흥행을 거두면서 영화촬영지로 지역을 선호하는 영화사 및 영화관계자들이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최근 전주시는 중국 영화제작자협회와 함께 한중영화 및 드라마 제작을 추진,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한중 영화계 양측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올해에는 김제에 문화체육관광부 작은영화관 대한민국 1호점인 ‘지평선 시네마’가 개관해 지역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고, 부안영상문화특구는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 ‘장옥정’, ‘구가의서’, ‘기황후’ 등의 흥행으로 전통사극 촬영장으로 각광을 받았다.

▲ 방송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결실 눈길

종편 방송의 출연 이후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인 지역방송계는 조용하지만 꾸준한 발걸음으로 뜻 깊은 결실을 수확했다. JTV전주방송의 다큐멘터리 ‘라인강에 핀 꽃’이 ‘제17회 일경언론상’ 특별상에 선정되는가 하면, 전주방송 신효균 사장은 디지털 방송 전환을 통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또, 금강방송이 자체 기획·제작한 다큐멘터리 ‘다시 깨어나는 백제의 꿈’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서 주관한 우수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전주MBC 유룡 기자는 특집 다큐멘터리 ‘육식의 반란-마블링의 음모’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올해 전북CBS는 오랜 숙원이었던 고창중계소 설립 허가라는 기쁨을 안았고, 방송인 김차동씨는 지역 방송인으로는 최초로 골든마우스를 수상하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송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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