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상설공연 완성도 담보 관건
판 커진 상설공연 완성도 담보 관건
  • 송민애 기자
  • 승인 2013.12.16 1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전북문화 결산】4. 무대예술

 2013년 전북무대예술계는 경기 침체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도전과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각 단체의 역량을 담은 창작물들을 쉼 없이 무대 위에 올렸고, 동시에 국내·외를 누비며 눈부신 활약을 펼쳐 전북무대예술의 역량을 한껏 보여줬다. 더불어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관객들과의 적극적인 교류와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판 커진 상설공연이 다양한 결실을 맺은 해이기도 하다. 지난 2년간 실패를 거듭했던 새만금상설공연과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우리가락 우리마당 등의 상설공연들이 무난한 흥행을 거둔 것이다. 다만, 상설공연의 질적 완성도와 지역별 편차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그뿐만 아니라, 전주문화재단의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가 저작권 논란에 휘말리며 상설공연 성공가도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 판 커진 상설공연, 질적 완성도 담보 과제

 올해 전북도는 상설공연과 관련해 다양한 결실과 성과를 거뒀다. 그간의 숙원과제였던 전북브랜드공연 ‘춘향’을 마침내 오는 20일 전북예술회관 무대에 올림은 물론이고, (주)해라와 함께 손을 잡은 새만금상설공연은 공연 관람객만 2만7,000여 명, 총매출액 1억여 원을 달성해 모처럼의 흥행기쁨을 맛봤다. 지난 2년간 흥행실패의 아픔을 겪었던 새만금상설공연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케 한 시간이었다. 또 시·군별로 선보이고 있는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과 우리가락 우리마당도 무난한 흥행을 거뒀다.

 그러나 판 커진 전북도의 상설공연은 그만큼의 고민과 과제를 안게 됐다. 상설공연의 질적 완성도가 여전히 미흡할 뿐만 아니라, 지역별 편차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전북도가 새만금상설공연의 창작공연으로 선보인 ‘아리울 쿡’은 초연임을 감안하더라도 공연 완성도가 상당히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동시에 지역적 색깔 및 특색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는 전주문화재단의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의 경우 지역별 편차가 상당히 커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상설공연 증가에 따른 외부 전문인력의 유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북브랜드공연과 새만금상설공연의 제작진 중 일부가 외부 전문인력으로 구성되고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에 외부 쇼닥터가 유입됨에 따라, 외부 전문가와 지역문화예술인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문화예술인들은 “상당 부분을 외지에 의존하다 보면 전북 공연의 창작력 육성에는 걸림돌이 될 것이다. 지역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지역인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북도는 “언제까지 지역 사람만 고집할 수는 없다. 외부 인력을 융통성있게 활용해 지역공연예술의 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에 대한 접점을 찾는 후속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전국대회 유치, 풍성한 수상 등 기쁜 소식 잇따라

 올해에는 도내 무대예술계를 훈훈하게 하는 기쁜 소식도 잇따랐다. 내년 전국연극제의 군산개최가 확정된 데 이어 2015년 전국무용제 전주 개최가 확정된 것이다. 전국연극제와 전국무용제라는 대규모 전국대회가 줄을 이어 지역에서 개최됨에 따라, 전북도가 문화예술의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또, 도내 공연예술단체들의 국내외 눈부신 활약도 돋보인 한 해였다. 극단 까치동은 한국 대표로 ‘2013 인도네시아 와양 월드 퍼펫 카니발’ 공식경쟁 부분에 참가해 인형극 ‘호랑이님 나가신다’를 선보여 값진 성과를 얻었다. 호남오페라단은 ‘2013 중국 두만강 문화관광축제’에서 우리민요와 가곡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문화영토 판은 전북극단 대표로 전북연극협회와 강소성 교류공연에, 널마루무용단은 일본과 태국공연에 나서 전북공연예술의 우수성을 한껏 펼쳐 보였다.

 더불어 문화영토 판은 ‘제10회 고마나루 전국향토연극제’에서 ‘마마, 공주마마’로 금상을, 심인택 우석대학교 교수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 표절 논란, 안일한 공모사업 운영 등 아쉬워

 올해 도내 공연예술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사건 중 하나는 바로 전주문화재단의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이하 마당창극)의 표절 논란이었다. ‘뺑파전’의 저작권자인 김일구 명창이 ‘뺑파전’과 ‘천하맹인’의 유사성을 짚으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 지역문화예술계에서는 전무후무한 사례인 이 일을 계기로 지역에 만연해 있는 저작권 침해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또, 올 한해 도내 클래식 음악계는 베르디와 바그너 탄생 200주년이라는 핫 이슈에도 불구하고 잠잠한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타지역 시군이 이와 관계된 기획공연을 활발히 올려 잠재된 클래식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열을 올린 데 반해, 지역에서는 이와 비슷한 기획 및 특집공연 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 뮤직씨어터슈바빙과 클나무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각각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베르디 탄생 200주년 기념공연’을 선보여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지만, 중앙 음악계의 흐름을 재빨리 뒤쫓지 못하는 시립 예술단 및 지역 클래식 음악단체들의 안일한 발걸음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연장 상주단체사업의 경우 대체로 무난한 운영으로 지역문예회관 및 소극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일부 단체들의 형식적 프로그램 운영으로 사업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올해 처음 시도된 도내 공연장 상주단체의 첫 축제 역시도 짧은 준비 기간과 홍보 부족으로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는 평가다.

 도내 공연예술대회들은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질적 하락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전북연극제는 18개 극단 중 무려 9개 극단이 참여하는 양적인 풍요를 누렸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정체하거나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또, 전북무용제는 안정적 운영이 돋보였으나 보다 실험적이며 신선한 무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평이다.

 송민애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