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 위기의 핀란드교육
137. 위기의 핀란드교육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3.12.1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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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황스럽다. 세계 1위라고 칭찬하던 핀란드 교육을 내 입으로 위기라고 말하는 것이 매우 당황스럽다. 그런데 핀란드 교육이 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핀란드 교육은 3년마다 실시하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었다. 2009년 평가에서는 중국, 한국에 이어 3위를 했다. 그런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65개국 5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12위를 한 것이다. 2012년은 필자가 핀란드교육을 보기 위해 헬싱키지역의 학교들을 방문하던 해였다. 노키아는 어려워지고 있었으며 학교마다 제정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2012년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의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공교육의 산실이라고 추켜세우던 자국의 언론들은 일제히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핀란드의 교육부장관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핀란드 교육 개발에 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 교육 전문가와 정책 결정자,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광범위한 포럼을 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핀란드 교육은 이제 1등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왜 핀란드 교육이 추락하게 되었는지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핀란드 교육은 어려워진 국가 경제와 사회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예견된 결과다.(OECD 노동조합자문위원회의 임원)’ ‘핀란드 교육이 어려워진 것은 국민소득 격차의 심화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재원 부족이다. 학부모나 지자체 사이의 재정 격차가 학교와 학생 간 성취도 격차에 영향을 주고 있다.(핀란드의 대표적인 교육개혁가) ’핀란드가 공교육 일등국가라는 자만심에 빠져 있었다. 그러한 나머지 교육과정 개발을 등한시 했다. 과거의 결과에 만족하며 교육과정 개발에 실패했고 결과를 이루려면 동기부여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헬싱키의 고등학교 학교장)

이러한 사실들을 꼬집기나 하듯 워싱턴포스트(WP)지는 지난 십여 년 간 핀란드 교육시스템이 각광을 받으면서 국가 교육의 초점을 국내 교육과정 개발에서 해외 교육 관광객을 위한 설명회로 옮겨갔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우리는 많지 않는 수업시간과 시험에 비중을 두지 않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 교육을 신비스럽게 생각하며 그 이유가 높은 교사 대 학생간의 비율, 사립학교에 대한 국가규제 등에 있지 않나하고 생각했었다.

그렇다고 핀란드 교육이 폭삭 망한 것은 아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1위 자리를 차지 할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아니면 이대로 계속 추락할 수도 있다. 그것은 핀란드 국민들의 몫이다. 그들의 교육에 대한 기본정신은 살아있다고 본다.

우리는 핀란드 교육을 지켜보면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항상 상위권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핀란드와 상황이 다르지 말라는 법이 없다. 계층 간의 소득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심지어 국민들의 48%가 자신이 하층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벌써 여기저기에서 교육예산을 삭감하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교육과정 개발에 힘쓴 교육청과 그렇지 못한 교육청의 교육수준도 상당한 차이가 날 것이 예상된다. 핀란드 교육의 위기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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