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프게 하는 문화가 너무도 많다
서글프게 하는 문화가 너무도 많다
  • 김복현
  • 승인 2013.12.09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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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뉴스를 보고 이제는 우리나라도 관광대국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관광객은 볼거리를 찾아 지구촌 어느 곳이나 찾아간다. 그 볼거리 속에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문화가 익산에 가면 있다. 그래서인지 익산의 소중한 백제문화유산의 진수를 보려는 관광객이 30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익산에 무슨 문화가 있기에 이처럼 많은 관광객이 몰려온 것일까? 역사의 단면을 보면 백제가 망했을 때 백제 땅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문화유산은 미륵사지 석탑뿐이라고 역사는 말하고 있다. 말없이 묵묵히 미륵사지를 지키고 있었던 이 석탑은 백제가 망하는 것도 일제의 강탈도 다 이겨내고 오늘에 이른 우리 민족의 혼과 같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중한 문화재가 일제 강점기 시대에 하마터면 없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무너져 내리는 탑을 1915년에 콘크리트로 보수하여 근세까지 이르도록 했다. 또다시 붕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어 2000년에 미륵사지 석탑 해체 복원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해체작업 13년 만에 복원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착공식이 지난 11월 26일 시작되었다. 향후 2년 후인 2016년이 되면 복원작업을 마무리되어 동양 최고, 최대의 백제 문화를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11월 26일부터 백제의 뛰어난 금속공예 및 미술양식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사리장엄 특별전도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또한 2015년이 되면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익산이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기도 한다. 우리는 매우 반가운 소식을 하나 접하게 된다. 지난 12월5일 한국의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자랑스러운 문화강국의 일면을 보이면서 세계인과 함께 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자랑스러운 문화가 있는가 하면 문화라는 말을 사용하기가 부끄러운 문화도 있다. 우리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웃고 그냥 넘길 수 없는 문화를 보면 집안에서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면서 밖의 세상이 오염되는 것은 방관하는 문화가 문밖을 나서면 흔하게 대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또한 사람들의 생명은 백세를 누리게 되었다고 하는데 세상인심은 반대로 각박해진 것은 무슨 문화 때문이라고 말해야 할까? 우리는 하루에도 인터넷을 수십 번 검색하면서 자신의 속마음은 살피지 않고 지나가는 문화도 결코 바람직한 문화라고 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세상에는 정신문화, 교통문화, 오락문화, 음주문화, 시위문화, 스포츠 문화, 전통문화, 다문화 등 문화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진정한 문화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한때 정의사회 구현과 보통사람의 시대를 외치던 권력자들은 보통사람들로서는 꿈도 못 꾸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뇌물을 받은 죄로 귀양을 가고 옥살이하는 문화도 있었고, 욕된 재물을 끌어안고 추징금 납부를 미루면서 불굴의 탐욕을 부리는 모습에서 보통사람들은 가슴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허탈함을 느끼게 하였던 문화도 있었다. 본인이나 아들의 병역문제가 투명하지 못한 고위 공직자들은 보통 사람들의 아들딸에게 휴전선을 떠맡기고 국가 안보를 책임지겠다고 걱정을 하는 문화도 있다. 반면에 예술, 스포츠, 기업분야에서 정상을 향해 국민에게 감동과 행복을 안겨주는 문화도 있다. 그중에서 피겨여왕 ‘김연아’가 일구어낸 문화는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이에 비해 입으로만 희망을 말하면서 허구한 날 정쟁만 일삼는 정치문화도 있다. 이 정치문화가 희망 없는 집단이라는 오명을 언제나 벗고 갈 수 있을까? 오늘의 세계는 한눈팔 겨를이 없는 긴장의 세상이다. 중국의 무력증강과 해양 패권추구, 일본의 재무장과 미·일의 군사적 결속, 북한의 핵위협과 북한사회 정치 불안 등으로 격랑의 물결이 일고 있는데 나라의 안위를 국민과 함께 고민해야 할 국회는 아직도 지루한 정쟁만 계속하고 있는 정치문화로 가는 것 같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6.25전쟁 희생자와 천안함, 연평도 희생자들에 대한 예의를 부정하는 문화, 그냥 이대로 놔두어도 괜찮을까?

문화는 좋은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잘못된 문화도 역시 문화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대도시의 빌딩처럼 사람이 지니어야 할 인격이 있어야 문화는 그 값어치를 발휘할 것 같은 생각을 해 본다. 잘못된 문화는 우리 사회를 흔들고 국가의 존치 문제까지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탓도 많았던 2013년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면서 밝아오는 새해에는 희망의 문화가 정착되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김복현<익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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