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D-6개월 <상> 후보·정책·구도 없는 3무 깜깜이 선거
내년 지방선거 D-6개월 <상> 후보·정책·구도 없는 3무 깜깜이 선거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3.12.01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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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로 내년 6월 지방선거 D-6개월을 맞는다. 전북 정치권은 선거는 다가오는 데 아무것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다며 '깜깜이 선거'를 호소하고 있다. 정책선거는 기대할 수 없고 후보와 구도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3무(無) 국면'이 이어지는 까닭이다.

 민주당 텃밭인 전북은 공천이 당선이란 인식이 짙게 깔려 있어 역대 지방선거의 과열 조짐이 반복됐다. 주로 민주당과 무소속 양자 대결이 조기에 점화됐고, 현안을 둘러싼 이슈 공방부터 뜨겁게 달궈졌다. 이런 논쟁은 투표율을 견인하는 지렛대 역할을 했고, 전북은 지난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 때 각각 57.9%와 59.4%를 기록하는 등 전국평균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았다.

 올해의 경우 선거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주요 정당은 아직 정책 발굴의 시동 키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전북도당만 지방선거기획단을 구성해 정책 발굴에 들어갔을 뿐 새누리당 도당과 안철수 의원 측은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출마 예상자도 윤곽이 없어, 대진표 없는 6개월을 맞고 있다. 도지사 후보군만 해도 예상자만 나돌 뿐 출마 선언한 사람은 아직 단 1명도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세력화를 꾀하면서 상대 패를 보고 자신의 카드를 꺼내려는 '지루한 패 씨름'만 내년 2~3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식 입장을 유보한 민주당 출마 예상자들은 올 연말부터 내년 초에 확고한 뜻을 밝힐 계획이어서 당내 경선은 예년보다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책과 인물이 불투명하니 선거 구도는 가늠조차 어렵다. 전북 지방선거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무소속의 돌풍이었다. 통상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경우 15~35%가량을 무소속이 차지, 양자 대결구도를 펼쳐왔다.

 하지만 무소속 안 의원 측이 신당을 창당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어서 안풍 선호도가 높은 전북의 선거구도는 혼미 상태로 빠져들었다. 안 의원 측은 인물 영입을 통해 도지사와 기초단체장의 상당수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어떤 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단조차 어렵다.

 3무(無) 깜깜이 선거에 주요 정당의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새누리당 전북도당은 전북의 안풍 강도에 따라 민주당의 기반도 와해될 것으로 보고 3자 대결구도를 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실체 없는 신당이 출범할 경우 안풍이 곧바로 꺾일 것이라며 정책과 인물로 승부를 겨루겠다는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입지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정치권은 도지사 경선 대진표를 점치면서 출마 예정자들의 발표만 기다리는 형국이고, 안 의원 측 지지자들은 신당 창당 시기만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거물급 인재 영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전직 도의원인 K씨는 "선거 6개월 전에 이렇게 혼미한 상태는 처음"이라며 "당내 경선 규칙이나 시간표는커녕 출마 예정자 윤곽조차 알 수 없어 내년 지방선거가 자칫 바람이나 조직 싸움으로 전락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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