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시대에 불통 일관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소통의 시대에 불통 일관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
  • 송민애 기자
  • 승인 2013.11.27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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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는 ‘소통의 시대’다. 상생과 협력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소통은 갈등과 반목이라는 문제해결의 열쇠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소통’은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정치권에서도 중요한 시대적인 화두가 됐다.

이렇듯 소통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유독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거꾸로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16억여 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 소리축제가 3년째 축제 평가공청회를 생략(?)한 채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지역문화예술계에서 꾸준히 축제 평가공청회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소리축제 측은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일방통행 중이다. 소통의 시대에 불통의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도 역시 소리축제는 과감히 축제평가공청회를 생략했다. 대신 이메일을 통해 축제 평가를 전해왔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28만 명 이상 축제 방문, 전년보다 5만여 명 증가, ▲전체 좌석점유율 108.2% 기록, ▲36개 유료공연 중 24개 공개매진 행렬, ▲59.4% 전통을 세계에 알리는 축제로 인식 등이다.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만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축제 평가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향후 수정·보완해야 할 점도 상당하다. 올해 축제는 28만1,478명이라는 놀라운 관객 수와 100% 넘는 좌석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여러 성과를 거뒀지만, 전북 및 전주 외 지역 방문객의 감소, 외부 방문객의 한옥마을 쏠림현상 심화, 축제 공간 위치 및 이동 시간 파악에 대한 어려움 등과 같은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소리축제 조직위는 ‘축제가 만족할 수준에 이르렀다’고만 자평할 뿐, 공개적인 평가 계획을 전혀 마련하지 않는 상태다. 이처럼 소리축제가 공개 평가공청회를 꺼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 중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칼린과 김형석 두 집행위원장의 바쁜 스케줄로 인해 평가공청회 일정을 잡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매년 똑같은 논의가 거듭 돼 공청회가 굳이 필요하겠느냐는 이유이다. 무엇 하나 이해되지 않는 이유다.

평가공청회는 축제를 제대로 평가받고 중·장기적 발전방향을 모색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도와 소리축제 측은 이 같은 옹색한 변명만 내세울 뿐, 소리축제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마저도 회피하고 있다.

결국, 박칼린·김형석 두 집행위원장의 부임 이후 소리축제가 3년간 불통의 자세로 일관하며 축제와 지역문화예술계 및 시민들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져 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두 집행위원장의 성과에 대한 평가 또한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

소통의 시대에 여전히 불통으로 일관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축제의 건강한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문화예술인 및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감·소통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

송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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