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인사 그만두고 균형인사 실시하라
편향인사 그만두고 균형인사 실시하라
  • 김성주
  • 승인 2013.11.2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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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는 만사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국무총리, 헌재소장, 장차관 등 수많은 인사들이 국회검증과정에서 줄줄이 낙마했다. 가히 ‘인사참사’라 할 만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여전히 그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과정에서 인재는 빈약하고 검증은 허술하며 오기는 오히려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청와대 스스로 정한 국무위원의 판단 기준이 전문성, 도덕성, 애국심이지만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후보도 있었다. 오히려 이념과 지역, 학연에 치우친 편향인사, 검증을 무시하는 오기 인사, 아무도 모르는 밀실 인사가 기승을 부렸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는 복지전문가가 아닌 재정전문가다.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더 많은 요구가 높아지는 때 거꾸로 복지확대가 능사가 아니라는 사람을 임명한 것이다.

 모든 어르신에게 매달 20만원씩 주겠다는 기초연금공약은 갑자기 등장했지만, 돈이 없어서 못 준다는 공약파기과정은 더 극적이었다. 야당과 국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구원투수로 문형표 후보자를 투입한 순간 박근혜표 생애주기형 맞춤형 복지가 끝나고 돈에 맞춘 복지의 시작을 선언한 것이다.

‘복지는 능사가 아니다.’라며 재정형편에 맞는 복지를 주창해온 사람이 복지부장관이 되는 것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출신이 노동부장관이 되고 개발을 강조하는 건설업자가 환경부장관이 되는 것과 같이 어울리지 않는 것. 또한, 문형표후보자는 국책연구기관인 KDI법인카드를 수년간 개인용도로 사용해 온 것이 드러났는데도 끝까지 부인하는 태도로 도덕성의 문제도 드러냈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를 안내다가 장관추천을 받고 나서야 낸 것을 볼 때 세금조차 제때 내지 않는 사람에게 무슨 애국심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또 하나의 잘못된 인사는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다. 그의 대학전공은 한국사가 아닌 정치학. 미국 유학 시절 전공도 동아시아언어학. 유일한 저서는 이승만연구.

 오천년 유구한 역사를 기술할 국사편찬위원장 자리에 이승만 찬양가만 전파하는 사람을 훌륭한 한국사연구자들을 제쳐놓고 왜 임명했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유영익 위원장은 ‘후진국에서 독재는 불가피한 것’이라는 아주 위험한 사상을 하고 있어 어떻게 자랑스러운 한국민주주의의 역사를 맡길 것인지 걱정이 된다. 친일독재사관에 사로잡혀 비뚤어진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국편위원장이 된다면 우리는 일본 우익역사교과사의 복제판을 대한민국에서 목격하게 될 것이다.

유영익 위원장은 국회에서 위증했고 그의 아들은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 국적을 포기했는데도 대한민국 산하기관에 취직해서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다닌다. 애국심도 없으면서 입으로는 애국을 노래 부르는 위선을 보면서 국민들은 절망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은 청와대의 잘못된 인사관이다. 허술한 검증과 편협한 인재풀, 지연, 학연으로 얽힌 연고주의, 손바닥에 쥔 수첩 속의 비밀주의가 잇따른 인사사고를 일으킨다. 이제 청와대는 잘못된 인사에 대해 사과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념 편향인사를 그만두고 인사검증시스템을 시급히 보완하여 훌륭한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하는 균형인사를 실시해야 한다. 문형표와 유영익의 진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인사를 강행한다면 또 한 번의 오기와 불통을 확인시켜주는 꼴이 될 것이며 그 끝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김성주<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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