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탐방]강호항공고 ‘윈드 오케스트라’
[동아리탐방]강호항공고 ‘윈드 오케스트라’
  • 남궁경종 기자
  • 승인 2013.11.20 16:0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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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만여 명이 조금 넘는 자그마한 소도시 고창의 거리에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흐른다. 아름다운 음악 소리에 인근 건물의 창문이 열리고 바쁘게 발걸음을 재촉하던 시민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정적인 선율에 귀 기울이며 관심을 보인다. 연주하는 학생 가운데 아는 얼굴이라도 보일라 치면 “아이구 뉘 집 아들 아녀. 참으로 장하네!”라며 연신 미소를 머금는 가운데 주민들과 연주단은 어느덧 하나가 되었다.강호항공고등학교 윈드 오케스트라는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 여건에도 불구하고 창의와 인성 함양을 통한 전인교육 실현이라는 교육적 목표를 달성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지도교사인 최춘자 교사와 100여 명에 이르는 학생들의 꿈과 희망이 모여 만들어졌다. 이제 창단 4년차를 맞는 강호항공고 윈드 오케스트라단의 꿈과 희망을 따라가 보자.

 강호항공고가 위치한 고창은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을 필두로 수많은 명인 명창을 배출한 지역으로 예로부터 판소리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예향이다.

 81년 개교한 강호항공고는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 20여 년 동안 고적대를 키워왔지만, 학업을 중시하는 학부모들의 반대와 제반 여건의 악화로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깊은 관심과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전인교육 실현을 위한 강인숙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열정, 그리고 고창군의 예산 지원이 모여 지난 2010년 관악을 중심으로 강호항공고 윈드 오케스트라단을 창단했다.

 지도교사인 최춘자 교사는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그 간절함이 강호항공고 윈드 오케스트라 창단으로 이뤄졌다.”라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기쁨의 눈물이 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이듬해인 2011년 교육부로부터 학생오케스트라 운영학교로 지정받아 파트별 연습실을 꾸미고 고가의 악기들을 갖추고 파트별 전문 강사를 초빙해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달가워하지 않던 학생들도 주변 친구들의 악기 다루는 모습에 점차 윈드 오케스트라단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현재는 전교생 700여 명 중 100여 명의 학생들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 학생이 악기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이어서 1학년 때는 예비단원으로서 악기를 익히고 2학년이 되면 오디션을 거쳐 정단원으로 활동한다.

단원이 된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개인레슨 및 합주를 실시하고 목요일 6·7교시 동아리 활동시간을 이용해 기량을 익힌다. 함께 모여 연주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면서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퇴를 생각했던 학생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사고가 변하면서 성적도 향상되고 교우관계도 좋아져 부학생회장에 당선되는가 하면 취업을 알선하는 KBS 스카우트 프로그램에 출연, 본선에 탈락했지만, 인상적인 연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에 합격한 단원도 나왔다.

  그럴 뿐만 아니라 2학년에 재학 중인 최정환(2)군은 악기 연주 시 손가락 자세를 잡아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특허를 출원하는 창의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데에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연주활동과 각종 대외활동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지역 내 각종 행사에 참여해 자신들의 기량을 선보이며 주민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전하는 한편 타학교와 연합오케스트라를 구성, 연주회를 하는 등 활동의 폭을 넓히며 자신감 넘치게 세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윈드 오케스트라 학년장인 유기열(3년)군은 “말로만 듣던 사물놀이를 위한 협주곡 ‘신모듬’을 김덕수 사물놀이와 함께 대통령 앞에서 연주하고, 우크라이나 오케스트라와 ‘도라지’를 협주하면서 우리나라 음악과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느끼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그 설레임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라며 “이러한 경험들이 성격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가치관을 바꿔 세상에 당당하게 설 힘과 용기를 주었다.”고 말했다.
 

고창=남궁경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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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2014-04-06 19:19:20
관악이 정말 조아요~
최순자 2014-04-06 19:19:20
관악이 정말 조아요~
최순자 2014-04-06 19:19:20
관악이 정말 조아요~
최순자 2014-04-06 19:19:07
관악이 정말 조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