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스웨덴이 말하는 한국 교육
134. 스웨덴이 말하는 한국 교육
  • 문창룡
  • 승인 2013.11.12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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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교육이 우수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성과와 열정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교육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의 교육관계자들이 많이 찾아온다.

  최근에 스웨덴의 교육 사절단이 우리나라를 찾아왔었다. 그리고 그들의 나라에 돌아가 한국교육의 명암을 해부해서 신문에 실었다. ‘지식이 전부, 그러나 대가가 있다.’는 제목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의 교육현상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핀란드의 이웃나라 북유럽사람들은 우리교육을 어떻게 생각하나해서 보도내용에 대해 관심이 갔다.

  내용을 요약해서 간결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도 다 아는 내용이어서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들의 시각으로 같이 읽어보았으면 한다.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80%를 육박한다. 교사의 처우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 교육이 거둔 성과의 이면에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아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선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너무 교과서와 시험 위주다. 학생들은 하루 동안 많게는 17시간을 공부하며 대다수는 방과 후에 사설학원에까지 다닌다.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의 뒷모습에는 한국 돈 100만원의 사교육비와 산업화된 학원가가 있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마친 후에도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 탓에 하루에 4시간밖에 못자며 혹사당하고 있다. 학생이 억눌려 있다. 청소년에 대한 압박이 심해서 장기적인 부작용이 우려된다. 스웨덴이 교육 수준을 올려야 하지만 한국처럼 해서는 안 된다. 한국이 롤 모델은 아니다. 끝없는 공부와 치열한 경쟁을 빼고 스웨덴이 한국에서 무엇을 배울지 의문이다.’

  그들의 주장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질보다는 양을 추구하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스웨덴은 지난 2009년 15세 청소년의 수학, 과학, 읽기이해 능력이 65개 나라 중에서 28위를 기록했었다. 같은 평가에서 핀란드가 1위, 우리나라가 2위를 기록했었다. 우리나라교육이 그때의 평가로 포만감에 젖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신을 가다듬어야한다.

  스웨덴의 쓴 소리뿐만 아니라 한국이 고등교육의 질을 경시하고 있다는 OECD의 비판까지도 받아들여야 한다. 고등교육의 질을 평가한 U-21(Universitas 21)랭킹에서 우리나라는 24위를 기록했었다. 미국이 1위, 스웨덴이 2위였다. U-21랭킹은 연구중심 대학간 40개국의 고등교육시스템을 자원, 환경, 접속가능성, 성과 등으로 나누어 평가한 것이다.

  필자도 얼마 전 스웨덴과 유사한 교육구조를 가진 핀란드를 방문해 여러 학교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대체 그들이 1등이었지만 우리나라처럼 많은 양의 공부를 시킨다든지 사교육을 하지는 않았다. 방문하는 학교마다 몇 번이고 확인해보았지만 확실했다. 학교마다 학습 부진아를 위한 배려가 남달랐다는 것도 기억할만한 일이었다. 자국어가 서툰 이민자들의 학습부진을 돕기 위해 보조 기계장치들을 학교에 설치하고 교사가 이민자의 나라말을 배우는 사려 깊은 교육내용이 돋보였다. 그들이 갖고 있는 교육의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함께 행복한 교육을 추구하고 있었다. 우리가 배워야할 그들의 교육이다. 결국 우리와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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