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노년, 행복한 노년
우울한 노년, 행복한 노년
  • 김창균
  • 승인 2013.10.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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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이미 80세에 육박하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는 100세 시대가 도래 할 것으로 보여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가 될 전망이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하루 평균 11명의 자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OECD국가중 노인자살률 1위라는 우울한 통계도 있다.

통계청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노인세대가 자살충동을 느끼는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35%), 신체질환(35%), 외로움(11%), 가정불화(9%) 순으로 조사되어 경제적 어려움이 상당부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하나의 불명예스러운 통계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7.2%로 OECD 평균인 11.8%의 4배에 달해 심각한 노인 빈곤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특유의 자식사랑 전통으로 자식에 대한 교육과 결혼비용, 사업자금 지출 등으로 정작 자신들의 노후준비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결과다. 더욱이 장성한 자녀들이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오랫동안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늘어나고 있어 부모세대가 이중의 경제적 고통을 받는 가정도 많다. 경제적인 능력 없이 오래 사는 것은 결코 축복 받을 일이 아니다. 우울한 노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건만 좋다면 건강관리도 열심히 하면서 다양한 여가활동을 통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행복한 노년의 핵심은 경제력이다. 노후에는 소비위주의 생활패턴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일정수준의 돈이 지급되는 연금형태의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부동산이나 현금성 자산은 자식사랑이 지나친 우리 국민의 특성상 쉽게 자식에게 흘러가거나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짧은 시간 안에 소멸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기초(노령)연금에 대한 여론이 비등한데, 그만큼 수명 연장과 함께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기초연금제도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하위 70% 이하인 노인에게 내년 7월부터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차등지급하겠다는 요지인데, 앞으로 국회의 논의와 의결을 통하여 결정되겠지만, 문제는 20만원이라는 돈으로는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결과적으로 다른 방식의 노후준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민간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3 한국 비은퇴 가구의 노후준비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이후 필요한 생활비 예상액이 월평균 227만원으로 조사되었는데, ‘재무준비지수’는 40.3%로 이는 예상 생활비의 40.3%에 해당하는 91만원만 준비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노후준비에도 양극화가 뚜렷하여 노후준비가 절실한 저소득층과 독신가구의 준비가 훨씬 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만원을 기초연금으로 지급받는다 해도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는 200만원이 넘는 돈을 더 준비해야 한다.

공적연금인 국민연금과 사적연금인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으로 준비하는 것이 정답이다. 먼저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늘리고 부부가 같이 가입하여 국민연금 수급액을 가능한 높일 필요가 있고, 부족한 부분은 개인연금, 퇴직연금, 저축 등으로 보완하여 준비를 한다면 수명연장의 축복을 충분히 누리는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김창균(국민연금공단 진안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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