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웅교수의 全州맛鄕](完). 세계속 전주맛향위한 제언
[이부웅교수의 全州맛鄕](完). 세계속 전주맛향위한 제언
  • 이부웅
  • 승인 2013.10.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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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행정지원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통요리인 불고기 영어표기가 발음대로 ‘bulgogi’인데 괄호 친 번역이 ‘sliced and seasoned barbecued beef’이다. 번역의 오류이다. 왜냐하면 ‘seasoned’는 ‘양념하다’이고 ‘marinated’는 ‘양념하여 재우다’라는 뜻이 있기에 불고기는 양념하여 재우기 때문에 잘못된 번역이다. 

조리법도 변질되었다. 그 옛날 전날 저녁에 어머니가 투박한 칼로 두껍고 얇게 썰어서 단백분해효소 들어있는 배즙과 함께 재어둔 둔 고기를 아침에 참나무 숯불 위에 석쇠를 넣고 구운 고기가 진짜 불고기이다. 숯의 향과 배에 의해 숙성된 단맛, 그리고 씹는 맛이다. 속담에도 있듯이 ‘고기는 씹어야 맛이 난다’고 하는 그 어떤 민족들보다도 마른오징어에서처럼 치감(齒 感, teeth feeling)을 강조하는 민족이다.

맛의 고장 전주에서부터 잊어버린 전통의 맛을 되찾아 전국으로 확산시켜 맛의 정통을 이어가는 ‘맛의 고장 전주향(全州鄕)’의 위상을 정립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선 깨끗하게 먹으면서 자원의 낭비를 막고 지역이미지를 좋게 하는 캠페인 방법을 전주시는 물론 전북 도내 각 지자체는 찾아야 할 것이다. 모범적인 업소에 프리미엄을 주거나 인증을 주는 등 포상을 주어 자발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정책을 수행하여 업주들이 원가가 상승하여 서비스 질이 떨어지거나, 음식의 가격이 올라가거나,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자체·업자·고객 3자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광주가 우리의 흉내를 내어 도전해 오고 있다. ‘식재전주’(食在全州, 전주에는 음식이 있다)라는 고어(古語)를 오늘날 되새김할 필요가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관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외국에 나아가 홍보를 하기보다 국내에 들어온 관광객들에게 홍보를 잘함으로써 한식의 세계화가 되는 길이 빨라진다.

전라북도는 역사문화적 관광자원도 있지만, 신앙문화적 유산도 있다. 한옥마을에 있는 전동성당은 우리나라 최초 순교자 윤지충(尹持忠) 바오로, 권상연(權尙然) 야고보가 순교한 자리에다 프랑스 보두네(Baudounet) 신부가 지은 전동성당으로 미술사 교회건축물 교과서에서 언급될 만큼 동양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교회건축물이다.

이 사실 때문에 전동성당에 프랑스 관광객들이 조상의 흔적 성당을 보고자 전주를 방문하는데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 완주군 이서면 남계리 초남이에 가면 유종철(柳重哲) 요한 - 이순이(李順伊) 누갈다 동정부부순교자(童貞夫婦殉敎者) 생가가 있다.

로마 교황청은 전주에서 순교한 7분을 포함한 전국의 순교자 124명을 성인으로 추대하는 시성식(諡聖式)을 하고자 내년 10월경 한국을 방문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한다. 교황이 오시면 시성선포식을 해야 하는데 시성을 선포하는 도시가 한국에서 어디가 될 것 인가가 관심의 초점이다. 아시아 순방할 때 한국에서 하지 않을까 한다. 한국에서 하게 된다면 전주가 유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전주는 우리나라 첫 순교자가 탄생한 전동성당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관광자원이라는 것이다.

한편, 전북에는 천주교 성지도 있지만 개신교 원불교의 발상지 익산, 진안군 마이산의 아름다운 탑사(塔寺)도 신앙적으로 중요하고, 서양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만한 예술적인 아름다운 관광자원이다.

이에 대비하여 전라북도 당국은 1,000만 관광객 시대에 대비하는 단계별 종합도시개발 계획을 세워 후손에게 물려 줄 백년대계를 위한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우선 교통오지란 현실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항건설과 시군을 연계하는 교통네트워크 구축, 국내외 홍보전략 마련 등이 그것이다.

도내 각 시군도 지역특성에 맞는 음식개발과 홍보에 전문가 자문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맛의 고장 전주시는 한식·비빔밥·불고기·피순대 등 향토음식의 부가가치를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진안군은 애저·양돈산업을, 임실군은 치즈를, 순창은 고추장을, 완주군을 한과와 떡을, 남원시는 추어탕과 한식을, 무주군은 산채비빔밥과 머루와인을, 고창군은 복분자 상품 고급화를 각각 추진해야 한다.

‘전주향(全州鄕) 전주음식(全州飮食)’의 세계화가 손끝에 잡힐 듯하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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