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060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가루지기 방아확이 뽀사지도록 찧어보씨요 가루지기 방아확이 뽀사지도록 찧어보씨요 "알고 있소. 제법이요. 이 년의 아랫녁을 꽉 채우는 것이 물건 하나는 쓸만허요. 쿵더쿵 쿵더쿵 방애나 한번 찧어보씨요. 아까부터 껄떡증이 나서 못 참겄소. 방아확이 뽀사지도록 한번 찧어보씨요." 옹녀 년이 엉덩이를 깝죽거리자 사내가 화답을 했다. 그러다가 다시 두 다리를 쭉 뻗어버렸다. "제우 문전이나 더럽힐람서 그리 안달을 허셨소이." 아직 반에 반분도 풀리지 않은 옹녀 년이 사내를 밀처내고 속곳을 올리며 이죽거리자 사내가 바지를 추키고 허리띠를 매며 중얼거렸다. "그것이 말이시 맘놓고 허는 것이 아니라서 말이여이, 두 번 다 퇴깽이 숭내럴 내뿌렀구만. 내가 이래뵈도 운봉 주막의 주모 년도 하루밤에 세 번얼 쥑인 놈인디 말여이. 이따가 천수 성님 장례나 끝나면 우리 다시 만나세. 자 소설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2012-12-20 16:26 가루지기 계집이라도 만내 노닥거리고 가루지기 계집이라도 만내 노닥거리고 옥녀가 중얼거리며 앞장을 섰다. 운봉에서 찾아 온 사람은 이천수네 머슴 중에서도 나이가 제일 많은, 행랑채 문간방에서 마누라와 자식을 데리고 아예 살림까지 차리고 있는 박서방이었다. 말 한마디 나누어보지 않았지만, 덕쇠와 함께 가마를 멨기 때문에 얼굴은 익었다. 공양주보살이 차려 준 밥상을 받고 앉아 있는 박서방에게 옥녀가 물었다. "박서방이 여기넌 어쩐 일이시래요?" "그것이 저, 덕쇠 놈이 안즉도 안 왔구만요. 주인 어르신께서 무신 일인가 가보라고 해서 왔구만요." "멋이라고요? 덕쇠가 안즉도 안 갔어라우?" 옥녀가 깜짝 놀라 물었다. "예, 까막까막 지달리다 오널 점심 때꺼정도 안 오자 주인 어른이 가보라고 시켰구만요. 덕쇠 놈언 어디에 있제라우?" 박서방의 물음에 소설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2012-09-17 15:38 가루지기 그까짓 엉덩이가 대수겄소 가루지기 그까짓 엉덩이가 대수겄소 "남녀가 유별헌디, 그럴 수가 있소?" "나넌 괜찮소. 그런 것얼 따질 형편도 아니고라우." 옥녀가 이불 위에 털썩 몸뚱이를 내려놓았다. 두목이 잠시 서 있다가 밖으로 나갔다. 화주라도 마시는지 이내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흐참, 도둑같지도 않은 도둑들이 산채를 지키고 있구만이. 이것 괜히 좋다가 만 것언 아닐랑가? 김치국부텀 마신 것언 아닐랑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 몸을 누이려던 옥녀가 살며시 일어나 사내들이 빤히 내다보이는 입구 쪽으로 가서 쪼글트리고 앉았다. 나중에 사내들이 동굴 속으로 잠을 자러 들어오면 어느 놈 곁에 누울까, 미리 점을 찍어 놓기 위해서였다. 불빛 속에 보이는 사내들은 모두가 고만고만했다. 하나도 특별히 잘나보이는 사내는 없었다. 수염이 유난히 소설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2012-06-24 15:58 가루지기 노래 내가 총각 때문에 밤으로 잠을 못 잔다우 가루지기 노래 내가 총각 때문에 밤으로 잠을 못 잔다우 '그나저나 그 잡놈이나 한번 만나보았으면.' 장국밥상을 웃목으로 밀어놓고 바닥에 깔린 이불 속에 발을 넣고 누우며 옥녀가 중얼거렸다. 따지고 보면 지난 겨울 석달 사내를 굶은 그녀였다. 아니, 밤마다 사내를 품고, 사내 냄새에 취해 잠이 들었을망정 제대로 된 사내는 만나지 못했다. 힘을 좀 쓴다 싶으면 물건이 허술했고, 물건이 쓸만하다 싶으면 문전만 더럽히기 일쑤였다. 그러니 밤마다 허기가 졌다. 옥녀가 구태여 한밭의 주막을 떠난 것도 따지고 보면 거기에서는 쓸만한 사내를 만날 희망이 없기 때문이었다. 또한 여산 삼거리 주막에서 머물기로 작정한 것도 박생원네 둘째딸한테 첫날밤의 일을 가르쳐 보냈다가 결국에는 소박을 맞고 쫓겨오게 만들었다는 그 잡놈을 만나보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가만히 눈치를 보 소설 | | 2012-04-05 18:44 처음처음12345678910다음다음다음끝끝